
ISBN : 979-11-89129-09-5
저자 : 이정우
페이지 수 : 183
발행일 : 2018. 9. 27.
출판사 서평 :
나이가 들어갈수록 서럽다. 가는 시간이 서럽고, 보고픈 사람을 못 보는 현실이 서럽다. 시간은 언제 이렇게 흘렀나 싶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이 된다.
여기, 평범한 한 남자가 있다. 일도 가정도 육아도 열심히 잘 해내고 있는 그런 남자. 그 어려운 걸 해내고 있는 그는, 제주를 사랑한다. 제주의 소소한 매력에 흠뻑 빠져 질투까지 난다고 하는 그. 그는 가격이나 성능보다 심리적 안정과 만족, 즉 가심비(價心比)를 중요하게 여긴다. 재미없는 일상을 향한 재미없는 한 남자의 유쾌한 가심비를 느껴보자.
저자 소개 :
저자 이정우는 대한민국 가장으로서 지나치게 평범한 삶을 살고 있지만,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자신의 꿈을 향해 시시포스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서고자 한다.
책 속 내용 :
# 거만해질 자유 _ p. 21
가족 연인 친구. 전망 좋은 명당자리는 모두 그들 자리였다.
카페는 온갖 재잘거리는 참새 모임으로 가득했다.
그들을 피해 나름 좋은 자리에 앉았으나 계속 재잘거리는 나의 달팽이관.
이러다 내 귀에 참새 둥지 하나 생길 것만 같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려주었다.
뒤통수만 보이는 바다가 아닌 하늘을 바라보았다.
쨍하고 깨질 것 같은 새파란 바탕에 떠다니는 조각구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눈부셨다.
귓가로 아련히 스며드는 노랫말과 따스한 햇볕 아래 내 몸은 녹아내리듯 늘어져갔다.
조금은 거만해도, 조금은 건방져도 괜찮았던 순간이었다.
# 누구나 집에 오면 가족이 된다 _ p.23
허름한 슬레이트로 된 오래된 구멍가게 안에는 할아버지 한 분께서 가게를 지키고 계셨다.
직접 오징어를 구워주시며 어색해 하는 나에게 ‘어디서 왔냐, 몇 명 왔냐’
물으셨고, 굳게 닫혀있던 내 입은 겨우 입을 때기 시작했다.
몇 마디 나눈 뒤, 구운 오징어를 들고 문을 나섰다. 나는 뒤를 돌아보며
“몇 시에 문 닫으시나요? 일찍 문 닫으신다고 하던데.”하고 물어보니
“누가 그런 말을 해? 아무 때나 와. 문 두드리면 바로 열 테니.”
이미 내 마음은 활짝 열리고 있었다.
# 나의 가치에 색을 입히다 _ p.27
나를 제외한 어떤 생각도 필요 없는 시간. 여행에서 꼭 가지고 싶은 시간이었다.
매 시간 누군가 의해 누군가를 위해 빈틈없이 꼭꼭 채워져야 했던 나의 시간.
어쩌다 빈틈이라도 보이면 몸서리치게 외롭다며 그 무언가로 채워야만 했던 날들.
어딘가 숨어있을 나 자신은 언제나 기피 대상이었고 다른 누군가가 채워주기만을 기다렸다.
내 안, 그 어디쯤 숨어있을 나를 끄집어내 나를 위한 시간으로 채우는 것.
그것이 자유롭고 자유로운 나의 삶을 살게 하는 원동력으로
내 안의 나로 가득 채우는 중이다.
# 전혀 다른데 이상하게 닮았다 _ p. 124
세월이 흘러 그 사랑을 돌이켜봤을 때, 내 사랑도 욕심이었다는 것. 내 욕심으로 자신을
채우고자 상대방에게 사랑을 요구했고, 거절당했을 때
내가 원한다고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상대가 받아 들어야 하는 것임을. 상대에게도 그런 권리가 있음을.
나는 한참 지나고서야 알게 되었다.
그런 지난날을 회상하며 낯선 나의 밤을 보냈다.
귀를 양치한 듯 개운한 아침 소리.
창문 너머 인지 문틈 사이인지 주인 내외의 부산한 소리도 함께 들린다.
몇 시인지 알 것도 같지만 그냥 누웠다. 이대로 있고 싶었다.
씻고 조식 먹고 오전 10시까지 자리를 비워야 한다는 사실이 귀찮았다.
그러나 참으로 무서운 습관.
한번 마음먹으니 출근 때처럼 반자동으로 움직인다. 그래도 오전 8시 전.
또 누웠다.
# 내 삶의 진짜 쉼표를 찾다 _ p.182
누군가가 자신의 마음에 무심코 던진 것을 비우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아름답고 황홀한 풍경에 가려 잠시 잊을 수 있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는 순간,
모든 것은 되살아난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비우고 거기에 나를 채운다는 것.
둘이 아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자에게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렇게 채운 나는, 나와 내 주변을 되돌아보게 하고, 떠나기 며칠 전의 나와 조금은 다른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ISBN : 979-11-89129-09-5
저자 : 이정우
페이지 수 : 183
발행일 : 2018. 9. 27.
출판사 서평 :
나이가 들어갈수록 서럽다. 가는 시간이 서럽고, 보고픈 사람을 못 보는 현실이 서럽다. 시간은 언제 이렇게 흘렀나 싶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이 된다.
여기, 평범한 한 남자가 있다. 일도 가정도 육아도 열심히 잘 해내고 있는 그런 남자. 그 어려운 걸 해내고 있는 그는, 제주를 사랑한다. 제주의 소소한 매력에 흠뻑 빠져 질투까지 난다고 하는 그. 그는 가격이나 성능보다 심리적 안정과 만족, 즉 가심비(價心比)를 중요하게 여긴다. 재미없는 일상을 향한 재미없는 한 남자의 유쾌한 가심비를 느껴보자.
저자 소개 :
저자 이정우는 대한민국 가장으로서 지나치게 평범한 삶을 살고 있지만,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자신의 꿈을 향해 시시포스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서고자 한다.
책 속 내용 :
# 거만해질 자유 _ p. 21
가족 연인 친구. 전망 좋은 명당자리는 모두 그들 자리였다.
카페는 온갖 재잘거리는 참새 모임으로 가득했다.
그들을 피해 나름 좋은 자리에 앉았으나 계속 재잘거리는 나의 달팽이관.
이러다 내 귀에 참새 둥지 하나 생길 것만 같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려주었다.
뒤통수만 보이는 바다가 아닌 하늘을 바라보았다.
쨍하고 깨질 것 같은 새파란 바탕에 떠다니는 조각구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눈부셨다.
귓가로 아련히 스며드는 노랫말과 따스한 햇볕 아래 내 몸은 녹아내리듯 늘어져갔다.
조금은 거만해도, 조금은 건방져도 괜찮았던 순간이었다.
# 누구나 집에 오면 가족이 된다 _ p.23
허름한 슬레이트로 된 오래된 구멍가게 안에는 할아버지 한 분께서 가게를 지키고 계셨다.
직접 오징어를 구워주시며 어색해 하는 나에게 ‘어디서 왔냐, 몇 명 왔냐’
물으셨고, 굳게 닫혀있던 내 입은 겨우 입을 때기 시작했다.
몇 마디 나눈 뒤, 구운 오징어를 들고 문을 나섰다. 나는 뒤를 돌아보며
“몇 시에 문 닫으시나요? 일찍 문 닫으신다고 하던데.”하고 물어보니
“누가 그런 말을 해? 아무 때나 와. 문 두드리면 바로 열 테니.”
이미 내 마음은 활짝 열리고 있었다.
# 나의 가치에 색을 입히다 _ p.27
나를 제외한 어떤 생각도 필요 없는 시간. 여행에서 꼭 가지고 싶은 시간이었다.
매 시간 누군가 의해 누군가를 위해 빈틈없이 꼭꼭 채워져야 했던 나의 시간.
어쩌다 빈틈이라도 보이면 몸서리치게 외롭다며 그 무언가로 채워야만 했던 날들.
어딘가 숨어있을 나 자신은 언제나 기피 대상이었고 다른 누군가가 채워주기만을 기다렸다.
내 안, 그 어디쯤 숨어있을 나를 끄집어내 나를 위한 시간으로 채우는 것.
그것이 자유롭고 자유로운 나의 삶을 살게 하는 원동력으로
내 안의 나로 가득 채우는 중이다.
# 전혀 다른데 이상하게 닮았다 _ p. 124
세월이 흘러 그 사랑을 돌이켜봤을 때, 내 사랑도 욕심이었다는 것. 내 욕심으로 자신을
채우고자 상대방에게 사랑을 요구했고, 거절당했을 때
내가 원한다고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상대가 받아 들어야 하는 것임을. 상대에게도 그런 권리가 있음을.
나는 한참 지나고서야 알게 되었다.
그런 지난날을 회상하며 낯선 나의 밤을 보냈다.
귀를 양치한 듯 개운한 아침 소리.
창문 너머 인지 문틈 사이인지 주인 내외의 부산한 소리도 함께 들린다.
몇 시인지 알 것도 같지만 그냥 누웠다. 이대로 있고 싶었다.
씻고 조식 먹고 오전 10시까지 자리를 비워야 한다는 사실이 귀찮았다.
그러나 참으로 무서운 습관.
한번 마음먹으니 출근 때처럼 반자동으로 움직인다. 그래도 오전 8시 전.
또 누웠다.
# 내 삶의 진짜 쉼표를 찾다 _ p.182
누군가가 자신의 마음에 무심코 던진 것을 비우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아름답고 황홀한 풍경에 가려 잠시 잊을 수 있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는 순간,
모든 것은 되살아난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비우고 거기에 나를 채운다는 것.
둘이 아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자에게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렇게 채운 나는, 나와 내 주변을 되돌아보게 하고, 떠나기 며칠 전의 나와 조금은 다른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