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기억

ISBN : 979-11-962559-9-2

저자 : 정동현

페이지 수 : 217

발행일 : 2018. 4. 17.


출판사 서평 : 

사람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시인 정동현. 계절의 아름다움을 인간의 사랑에 담아 낸 그의 첫 번째 시집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기억>. 순수한 그의 감정이 우리들의 마음까지 순수하게 만들어준다. 계절이 바뀌고 사랑이 지나가는 자리에 시인 정동현의 글이 당신을 안아주기를 기대해본다.


저자 소개 : 

울산과 경주 중간 즈음에 태어나 계절이 바뀌고 꽃이 피어나고 지는 모습을 보며 자연에 반하게 되었다. 그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감성을 키워 왔고,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사랑과 아픔을 겪으며 느껴왔던 감정을 시로 표현하고자 했다. 오랜 시간 꿈꿔 왔던 시집을 발간하게 되면서 이 시집을 통해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지기를 소망하고 있다.


책 속 내용 : 

그 날 _ p.39

깜박이는 노란 신호등.

정적, 그 사이로 치켜드는 괴로움.

바로 눈앞에 있지만

손닿을 수 없어 작은 신음 소리만 낸다.

어려운 싸움을 지켜내며 슬픔은 계속 만들고

한 낱 소망이라도 걸어보듯

유리병 속에 편지를 실어 보낸다.

아무 곳에도 갈 수 없는

그 정적은 그리움 되어 여기저기 맴돌고

유리병 속의 편지는 기약할 수 없는

먼 훗날로 옮겨진다고 한다.

오늘도 깜박거리는 밤 속에

그 날의 노란 불빛을 본다.


10月의 계단을 내려가다. _ p.64

아,

시월.

그리운

사랑이여,

무엇보다도

내가 잊지 못할

당신의 향기만이

가슴 속을 두드린다.

아름다운 가을의 볕에

눈부신 낙엽의 떨어짐이

아파하는 병든 나를 스치고,

당신 향한 한걸음 한걸음마다

땅 속의 울림으로 끊임없이 쌓여

어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자아가

바람결에 바스락거림으로 사라지니...

저벅 저벅 저벅.


당신을 기다리는 택시. _p.105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치는

복잡한 거리의 한쪽 볕에서

언젠가 인지 모르게 서있는

택시 한 대.

아무리 시선을 돌려보아도

거울에 비치지 않는 당신 얼굴을

찾고 또 찾고 찾아보아도

머리카락조차 보이지 않는.

외로움이라도 달래려

사탕 봉지의 사탕 하나를 꺼내어 까고

음악소리를 크게 하고

창문을 열어 떠나려는 순간,

택시의 마음은 전혀 아랑곳 않고

커피 한 잔을 든 한 여자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차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