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지만,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ISBN : 979-11-89129-49-1

저자 : 김지훈

페이지 수 : 128

발행일 : 2019. 12. 24.


책 소개 :

김지훈 시집, 『사랑이지만, 도망치고 싶었습니다』는 세월이 갈수록 사랑한다고 말하기를 미안해하는 우리 감정을 담았습니다. 사랑은 너를 향해 시작했는데, 그 사랑이 오히려 내 부족함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사랑하지만, 이런 ‘내가’ 누군가의 마음을 채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저자의 시선은 우리들의 모습과 참 많이 닮았습니다.


출판사 서평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사랑’.

사랑한다는 말은 너무도 흔해 때론 더 ‘사랑’한다는 말을 찾곤 합니다.

그리도 말해주고 싶고 듣고 싶은 말, 사랑한다는 말.

너무 쉬워서 하기 싫은 말.

김지훈 시인은 전작 <아버지도 나를 슬퍼했다> 시집에서 우리네 ‘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담백하면서도 애틋하게 그려내어 독자들의 마음과 함께 했습니다.

신간 시집 <사랑이지만, 도망치고 싶었습니다>에는 어머니, 그 깊은 사랑과 그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픈 우리들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나의 모든 것을 내어주어도 부족하다고만 느끼는 그런 ‘사랑’.

시인은 사랑하면서도 때론 도망치고 싶은 인간의 감정으로 독자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저자 소개 : 

시집 <아버지도 나를 슬퍼했다>를 썼다.

삶을 사랑할수록 작은 것들에 마음이 쓰이고

더 많은 것들을 사랑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아픔도

쉽게 느낀다.

사랑하고 싶지 않아서 혼자가 되는 게 아니라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지 못할 것만 같아

혼자가 되기도 한다.

가슴 밖으로 꺼낸 말에 누군가의 이상이 밝아졌는데

그 마음에 빚진 마음이 들 때

멀리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고

실제로 그 마음은 자주 도망치곤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랑하고 싶기에,

사랑하는 사람들의 언저리에 계속 머문다.


책 속 내용 : 

행복 (p.11)


그대와 만난 며칠 동안

저는 웃었고

행복을 느끼는 순간엔

행복을 밀어내지 않으려

시를 쓰지 않았습니다


반 토막 난 달빛에

쉽게 슬퍼지는 제게

그대 행복 가득 채워져

밤하늘이 춥지 않았습니다


그대 제게 그런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대 제 여백을

행복으로 물들인 사람이니


그대가 가끔 삶에 느끼는 공허함에도

따뜻함이 자리하길 바라겠습니다


다행인지, 오늘 하늘이 참 맑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p.50)


제가 쓴 글귀에 기꺼이 웃고 울어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대 있어

여백으로 남았던 제 품이

잠시나마 따뜻했습니다


그대 곁에 둘까

욕심을 내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대 제 여백에 담기에는

많은 별을 보고 느껴야 하는 사람임을 알았습니다


그대가 향하는 여행의 끝엔

쏟아지는 별빛이 있어 오랫동안 빛났으면 합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 괜찮은 걸까 (p.112)


한 해의 끝자락에 먼저 올라가

나에게 웃으며 손을 내미는데

가슴 한켠이 시리다


춥다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린 채로

포근한 숙면에 몸을 맡기려 해도

차가운 언어가 머릿속에 맴돈다


이불을 걷어차고 몸을 일으킨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한다


그냥 앞으로 걸어가기만 하면

다 괜찮은 걸까.


<사랑이지만,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소개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