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SBN : 979-11-89129-08-8
저자 : 이원영
페이지 수 : 128
발행일 : 2018. 8. 27.
출판사 서평 :
싱어송라이터 이원영. ‘원영’으로 활동 중인 그가 첫 번째 시집 ‘꽃인 너는, 꽃길만 걷자’를 출간했다. 감미로운 노래 한 곡을 듣듯, 그의 글에는 사람의 따스함과 향기가 느껴진다. 사람, 사랑, 계절, 풍경 등을 통해 밝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이원영 시인. 이 계절, 바람을 느끼는 기분으로 그의 시 한 편 가슴에 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저자 소개 :
2018년 싱글앨범 '아니길' 발표를 통해 싱어송라이터 ‘원영’으로 음악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노래 가사를 쓰며 틈틈이 적었던 시들을 모아 시집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음악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했던 그는, 듣는 '음악' 뿐만 아니라 보고 읽는 '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책 속 내용 :
폐허에서 _ p.12
널 기억해냈다
허무함이 휩쓸고 간 폐허에서
서러운 마음이 잠시 멀어진다
장난기 가득했던 넌,
내게 자그마한 봄이었다
어느새 겨울이 와버린 나의 계절에
네가 잠시 스며든다
이내 거치른 바람이
날 할퀴고 지나가도
찰나의 봄에 시린 가슴이 뛴다
정리#2 _ p.61
길었던 계절이
결국 지나갔습니다
옷장을 가득 메우고 있던 옷더미들을
부산스레 정리하는 중입니다
우리의 계절도
이미 지나갔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옷더미들과 함께
나를 가득 메우고 있던
당신의 흔적들도
이제 정리하려 합니다
허나 옷가지 하나도
잘 버리지 못하는 나인데
당신과의 그 많은 추억을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벌써부터 걱정만 앞섭니다
꽃잎 _ p.72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꽃잎으로 살아가는 것이
서서히 몸에 익어 가지만,
익숙해져 가는 것은
길들여져가는 것의 덜 서글픈 말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이
힘에 부치는 일이 돼버렸기에
바들거리는 매 순간
조금씩 떨어지는 설움을
삭이고 만다
온전히 길들여지지 못한 꽃잎은
온종일 아슬하기만 하다
가끔 네가 그리워지는 날 _ p.77
가끔 네가 그리워지는 날,
푸르렀던 봄날의 향기를 더듬어
우리의 시절로 돌아간다
함께여서 더 찬란했던 봄날들을 따라
어색한 두 사람에게까지 다다른다
헤어짐이 못내 아쉬워
너희 동네만 빙빙 돌던 여름날을 지나
서로가 전부였던 가을과
애틋함에 더욱 짧았던 겨울까지
그리고 다시 돌아온 봄날을
헤집어 놓고 간 것이
누구인지, 무엇인지
이제 중요하지 않게 되었기에
나는
가끔 네가 그리워지는 날
우리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
수면 위로 _ p.82
누가 발에 돌을 묶은 것도 아닌데
계속 가라앉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득한 저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올라가야 한다
수면 위로
되지도 않는 발장구라도,
처절한 몸부림이라도
망가지는 허우적거림이야 어떻겠냐마는
살자
일단 살고 보자
발버둥 치던 그 흔적들이 부끄러워질지언정
생생한 삶을 볼에 부비며 부끄러워하자
우린 살아야 하기에,
수면 위에서 헛헛한 숨이라도 내뱉으며
우린 그렇게라도 살아야 한다
'아니길' by 이원영
https://www.youtube.com/watch?v=WxSAqeUjC3A&t=3s
ISBN : 979-11-89129-08-8
저자 : 이원영
페이지 수 : 128
발행일 : 2018. 8. 27.
출판사 서평 :
싱어송라이터 이원영. ‘원영’으로 활동 중인 그가 첫 번째 시집 ‘꽃인 너는, 꽃길만 걷자’를 출간했다. 감미로운 노래 한 곡을 듣듯, 그의 글에는 사람의 따스함과 향기가 느껴진다. 사람, 사랑, 계절, 풍경 등을 통해 밝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이원영 시인. 이 계절, 바람을 느끼는 기분으로 그의 시 한 편 가슴에 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저자 소개 :
2018년 싱글앨범 '아니길' 발표를 통해 싱어송라이터 ‘원영’으로 음악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노래 가사를 쓰며 틈틈이 적었던 시들을 모아 시집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음악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했던 그는, 듣는 '음악' 뿐만 아니라 보고 읽는 '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책 속 내용 :
폐허에서 _ p.12
널 기억해냈다
허무함이 휩쓸고 간 폐허에서
서러운 마음이 잠시 멀어진다
장난기 가득했던 넌,
내게 자그마한 봄이었다
어느새 겨울이 와버린 나의 계절에
네가 잠시 스며든다
이내 거치른 바람이
날 할퀴고 지나가도
찰나의 봄에 시린 가슴이 뛴다
정리#2 _ p.61
길었던 계절이
결국 지나갔습니다
옷장을 가득 메우고 있던 옷더미들을
부산스레 정리하는 중입니다
우리의 계절도
이미 지나갔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옷더미들과 함께
나를 가득 메우고 있던
당신의 흔적들도
이제 정리하려 합니다
허나 옷가지 하나도
잘 버리지 못하는 나인데
당신과의 그 많은 추억을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벌써부터 걱정만 앞섭니다
꽃잎 _ p.72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꽃잎으로 살아가는 것이
서서히 몸에 익어 가지만,
익숙해져 가는 것은
길들여져가는 것의 덜 서글픈 말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이
힘에 부치는 일이 돼버렸기에
바들거리는 매 순간
조금씩 떨어지는 설움을
삭이고 만다
온전히 길들여지지 못한 꽃잎은
온종일 아슬하기만 하다
가끔 네가 그리워지는 날 _ p.77
가끔 네가 그리워지는 날,
푸르렀던 봄날의 향기를 더듬어
우리의 시절로 돌아간다
함께여서 더 찬란했던 봄날들을 따라
어색한 두 사람에게까지 다다른다
헤어짐이 못내 아쉬워
너희 동네만 빙빙 돌던 여름날을 지나
서로가 전부였던 가을과
애틋함에 더욱 짧았던 겨울까지
그리고 다시 돌아온 봄날을
헤집어 놓고 간 것이
누구인지, 무엇인지
이제 중요하지 않게 되었기에
나는
가끔 네가 그리워지는 날
우리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
수면 위로 _ p.82
누가 발에 돌을 묶은 것도 아닌데
계속 가라앉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득한 저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올라가야 한다
수면 위로
되지도 않는 발장구라도,
처절한 몸부림이라도
망가지는 허우적거림이야 어떻겠냐마는
살자
일단 살고 보자
발버둥 치던 그 흔적들이 부끄러워질지언정
생생한 삶을 볼에 부비며 부끄러워하자
우린 살아야 하기에,
수면 위에서 헛헛한 숨이라도 내뱉으며
우린 그렇게라도 살아야 한다
'아니길' by 이원영
https://www.youtube.com/watch?v=WxSAqeUjC3A&t=3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