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ISBN : 979-11-92134-02-4

저자 : 신민건, 주하영, 양은혜, 고요비, 소우주

페이지 수 : 224p

발행일 : 2021. 12. 23.


책 소개 :

다섯 시인의 시선엔 찬란한 계절이 있고,

일상처럼 찾아오는 비와 구름과 바람과 온도가 있고,

그들이 사랑해 마지않은 모든 것들이 있습니다.

계절이 지나는 하루 선상에서 그들은 묻습니다.

‘오늘 날씨는 어떤가요?’

 

그 물음의 방향은 아마도 당신일 겁니다.

때로는 눈물을 노래하고, 때로는 사랑을 속삭이다

눈물에서 위로를 찾고, 사랑에서 희망을 찾아내는

그 마음의 방향은 오롯이 당신일 겁니다.

 

풀 냄새가 좋아서 발걸음을 멈추는 마음처럼

푹푹 쌓인 눈산을 걷다 봄 끄트머리를 보는 마음처럼

어둠의 계단을 오르며 밝아오는 아침을 건네는 마음처럼

하늘의 사랑이 빛나고 별의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시절에,

사랑했던 그 모든 계절에 포-옥 잠기어 보는 건 어떨까요?

 

시집을 든 당신께 전합니다.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땠나요?

바깥 날씨는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내일 당신의 날씨도 무척이나 좋을 겁니다.”

 


출판사 서평 :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

당신의 오늘에 따뜻한 시 한 편이 담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신민건 시인의 작품에는 따뜻한 배려가 느껴집니다.

언제나 당신을 먼저 생각하는 시인의 따스함.

그 따스함의 언어로 당신과 시간을 보내고자 합니다.

주하영 시인에게선 수줍음이 느껴집니다.

조심스레 다가서는 시인의 표현에서 정다움도 느껴집니다.

오늘 당신께 시인의 마음을 전해봅니다.

양은혜 시인은 사랑을 노래합니다.

세상을 함께 하는 자연과 기꺼이 입을 맞춥니다.

시인의 표현은 나를 감싸주고 있는 자연을 마주하게 합니다.

고요비 시인을 마주해 봅니다.

엄마의 품처럼 포근하게 나를 대해주는 시인의 작품이 들어옵니다.

그래도 괜찮다며 곁에 머물러 줍니다.

그런 시인의 작품이 오늘 하루를 따스하게 만들어 줍니다.

소우주 시인을 만날 때면 희망과 용기가 솟아납니다.

따뜻한 언어로 다시 손을 잡아줍니다.

시인의 마음에 깊은 감사를 보냅니다.


저자 소개 : 

신민건

 

잊으려 애썼던 때가 있었습니다.

기억하려 애썼던 때도 있었습니다.

잊으려 애쓰던 것들은 눅진하게 남아있고

기억하려 애쓰던 것들은 흔적조차 없습니다.

 

괜스레 서글퍼지는 마음을

고운 액자에 담아두고

그 곁에 작은 시를 써놓을까 합니다.

 

 

 

 

주하영

 

개발을 하느니 마니

떠들던 날들은 계속되고

 

정작 말 못하는 자연은 가만히 있는다

때가 되면 꽃이 피고 지고

 

어느 날 누군가 한줄기 쉼을 찾을 뿐이다

잠시 머물다 가셔도 돼요

 

 

 

 

양은혜

 

“엄마는 제가 뭐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난 딸이 작가가 되었으면 했어.”

 

늦은 질문이었다고 생각했다

일찍 들었다고 달라진 건 없을 테지만

평생 마음이 닳아 없어진 줄 알았던 엄마의 바람이

아직 진행되고 있다.

 

때론 무겁게 또 가볍게

나를 담아내고 우리를 쓰다 보니 시가 되었다.

 

 

 

나의 온 가족들에게 감사하며

 

 

 

 

고요비

 

자연을 걸으며 살아 숨 쉬는

좋은 느낌을 가슴에 끌어안는다

 

자연의 질서와 아름다움이

나를 통과해

희망의 씨앗으로

따뜻한 빛으로

모든 마음에 자라나기를

 

 

 

 

소우주

 

막연했던 설레임부터 그날까지

반복되는 일상을 향하여 한 발 내딛습니다

 

하늘과 땅의 시간 기운 잃고 절망한 나에게

고통과 시련의 길에서 발견한 것

감사한 일 하나

예기치 못한 기쁨

세상의 공허한 시끄러움에 빠져들 때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우울의 우물에서

혼자라 생각하고 있는 나에게

이대로 버려지지 않을 거야

시리고 간절한 마음

신념을 넘어서는 믿음으로

살아가는 그대에게

소원의 끝자락에서

살아가는 이유가 아름다워진다면 

용서하고 다시 사랑할 수 있나

오늘의 그대와 내가 한 발 내딛습니다.


책 속 내용 : 

소제동 _ 신민건

 

해바라기를 사랑한 한낮의 해처럼

한낮의 해를 사랑한 해바라기처럼

 

우리는 언제나 그런 사랑을 하자

 

오롯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진정 서로를 소중히 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언제나 그런 사랑을 하자

 

세상 가장 따뜻한 눈길로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에게 꼭 맞는 따스함으로 안아 주며

 

우리는 언제나 그런 사랑을 하자

 

한낮의 해가 사랑한 해바라기처럼

해바라기가 사랑한 한낮의 해처럼

 

 

 

느린 우체통 _ 주하영

 

저는 우두커니 서 있는 우체통이에요

 

거리에서 저를 보면

오랜만이라고 인사를 하고

그냥 지나치기도 해요

 

누군가 말을 걸면

입을 크게 벌려 웃음 지어요

 

저는 신중한 편이에요

뭐라고 답을 할까 한참을 생각하고

그러다 모르고 잊어버리기도 해요

그런데 고의가 아닌 것은 알아주세요

 

오랜 시간이 흘러 페인트가

지워지면 다시 빨간 페인트로

누구보다 잘 보이게 서 있고 싶어요

 

모두 한 손에는 핸드폰이 있네요

제가 느린 편지를 쓴다면

답장을 받을 수 있을까요

 

 

 

 

아침 _ 양은혜

 

아침 가랑비에 새소리가 힘차다

작은 몸으로 근방 모든 이들의 귓가를 맴돌며

아침의 노래 소릴 전한다

 

비도 신이나

방울 가득 실어

툭하고 퍼트리고

 

바람도 흥에 겨워

어깨를 살랑이며

창문을 두드린다

 

밖은 지금 축제

아침 너의 소리가 좋다

 

 

 

 

나를 비우고 너를 채우고 _ 고요비

 

너와 나는 다른 취향을 마신다

다름으로 넓어짐이 참 좋다

 

가까운 사이에 멀리 볼 수 있음이 좋고

다른 맛을 경험하는 과정이 즐겁다

 

건강한 몸과 정신을 만들어 가듯

건강한 관계도 오랜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는 여전히 서로의 마음을

비우고 채우며 배우는 중이다

 

나는 너를 알면서도 모르기에

너라는 사람을 배우는 게 참 좋다

 

 

 

 

그런데도 _ 소우주

 

들장미 언덕 위에

환하게 미소 짓는 나의 하루가

반가워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그런데도

나를 붙드는 아픈 가시의 기억이

눈물 나는 하루가 되게 하는

눈 부신 해를 보게 한다

들장미의 아름다운 날이 좋은데

들장미의 아름다운 나를 원하는데

소우주는 눈물의 기억을 거두고

희망하며 다시 걸어본다

후,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눈물 나는 날들을 생각하며

어린 슬픔과 함께

다시 희망으로 미소 지어준

나의 시간에 호흡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