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대에게 고운 꽃을 보내봅니다

ISBN : 979-11-92134-01-7

저자 : 이교준, 이동건, 고은서, 류연주, 홍성민

페이지 수 : 224p

발행일 : 2021. 12. 22.


책 소개 :

누군가에게 닿았으면 하는 글들이 있었습니다.

 

어떤 글은 단단한 뿌리를 닮았고

어떤 글은 곧게 뻗은 줄기를 닮았으며

또 다른 글은 싱그러운 잎사귀를 닮았습니다.

 

소복이 쌓인 전해지지 못한 글들은

마침내 당신 얼굴처럼 고운 꽃을 피워냈고

 

당신 냄새인지 미련의 냄새인지

그리운 향기를 내며 눈물이 되어 흘러갔습니다.

 

이 마음들 온전히 당신에게 흘러 닿기를 바라며

오늘도 마음 한편에 꽃을 써 내려갑니다.


출판사 서평 : 

오늘은 지친 당신에게, 고운 꽃과 같은 시(詩)를 보내봅니다.

시인의 마음이 당신에게 닿을 수 있는 밤이었으면 합니다.

이교준 시인과 마주할 때면,

쉬이 가슴을 여미게 됩니다.

시린 기억이 마주하는 시간을 우리에게 선사해 줍니다.

이동건 시인은 자연을 노래합니다.

우리 곁에 머무는 시선을 따라가 그 안에 마음을 나누곤 합니다.

그의 시선에 동행하고 싶은 저녁입니다.

고은서 시인을 담아봅니다.

사람을 그리는 시인의 마음에 절로 미소가 띄워집니다.

그녀에게 사랑이라는 단어를 떼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류연주 시인에게 마음을 맞춰봅니다.

어머니를 향한 마음과 그리움이 읽는 이 또한 깊이 빠져들게 합니다.

이보다 더한 사랑의 깊이가 있을까요.

그녀의 마음이 오늘도 깊어만 갑니다.

홍성민 시인을 마주합니다.

배려의 마음이 가득 담긴 그의 작품에서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말 한마디도 쉽게 던지지 않는 그의 마음이 참으로 따뜻합니다.

그의 작품에 시간을 기꺼이 내어줍니다.


저자 소개 : 

이교준

 

두꺼운 옷을 껴입을 때면

가슴에 감정이 자주 얹히곤 했다

 

더부룩한 마음을 내리고자

제멋대로 접혀있는 과거의 모서리를

열어 그곳에 며칠간 머무르기도 했다

 

접어둔 모서리가 너무 많아

자주 과거에서 길을 잃었다

 

 

 

이동건

 

당신의 삶을

잠시 여행(旅行)했습니다.

머무를 때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왜 이제야 보이는지요.

아득히 먼 곳에서

해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

동해(東海)를 붉은빛 비단으로 덮어옵니다.

들려오는 뱃고동 소리,

아아-이제 이곳을 떠나야 할 때인가 봅니다.

 

 

 

고은서

 

사랑하는 당신이

누군가의 어떤 이가 아닌

어떠한 누군가가 되길 바라며

 

그 무엇보다

밝게 빛나길 바라며

 

나는 오늘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류연주

 

좋은 부모 만나

과분한 사랑

듬뿍 받으며

자랐습니다

 

따뜻하고

귀한 마음

이렇게 글로

전합니다

 

제 부모이셔서

고맙습니다

고마웠습니다.

 

 

 

 

홍성민

 

시인이란 호칭이 부끄럽습니다

아직 시가 무언지도 잘 모릅니다

 

제가 적어 내린 것은 그저

그대들께 빚진 귀한 사랑들

 

표현은 쉽고 가벼울지라도

여운은 결코 가볍지 않길 바랍니다

 

한 편, 한 구절이라도

보는 마음에 가닿을 수 있다면

참으로 행복할 텝니다


책 속 내용 : 

동경 _ 이교준

 

사랑을 동경해

섣불리 사랑이란 이름을 지어줬고

 

아픔을 동경해

작별이란 감정에 이별이란 이름을 붙여

서로 다른 모습인 듯 아파했다

 

그리움을 동경해

애써 한 사람을 골라내 아련함을 담은 첫사랑이라

이름 지어주고는 밤마다 그리워했다

 

당신은 나에게 어떤 이름을 지어줬을까

 

 

 

 

그대를 맞이합니다 _ 이동건

 

봄비처럼 자연의 잎사귀들을

적시는 비가 되어 새초롬히 내리신다면

 

나는 웅덩이가 되어

그대를 맞이하겠습니다

 

한여름 태풍과 함께

모든 걸 휩쓸 만큼 성난 모습으로 내리신다면

 

나는 호수가 되어

그대를 맞이하겠습니다

 

살거죽을 에는 차가운 바람과 함께

어스름히 내리는 눈으로 내리신다면

 

나는 바다가 되어

그대를 맞이하겠습니다.

 

 

 

 

물망초 _ 고은서

 

네가 떠날 때

다시 돌아온다 했다

 

다시 돌아와

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했다

 

저기 언덕에 피어있는 물망초 한 송이가

혹여 너 일까

 

내가 너를 잊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물망초로 돌아온 것은 아닐까

 

네가 어떤 모습으로 다시 되돌아오던

반드시 너를 기억하리라고

너를 알아보리라고 약속하겠다

 

나는 너를 절대 잊지 않겠다

긴 시간이 지나도 너를 기다리겠다

 

 

 

 

후회 _ 류연주

 

병원 치료

안 받으시겠다

단호하신 어머니

치마자락이라도

붙잡고 울어볼걸

 

밉다고 소리도 치고

안된다고 떼도 부리고

목이 쉬도록

소리 내어 울어볼걸

 

그렇게 해서라도

하루라도 더

살 수만 있었다면

 

그 하루 내내

사랑한다고

한없이 말씀드릴걸.

 

 

 

 

결핍이 사랑이 되는 순간 _ 홍성민

 

볼수록 별로입니다

카리스마란 찾아볼 수 없는 목소리에

매사가 귀찮고 게으른 당신

참, 결단력도 없어 어찌나 답답한지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무관심의 분명한 근거들인데

당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게

조금씩 부족한 당신의 결핍이 존재한다는 게

왜 이리 반가운 걸까요

 

이미 빽빽한 줄 알았는데,

당신의 숨겨진 흠들을 발견할 때

당신께 스며들 틈들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음, 더 이상의 부정은 힘들겠지요

그럼 하나만 여쭙겠습니다

 

당신의 그 결핍들,

제가 채워도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