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의 색을 볼 수 있다면

ISBN : 979-11-89129-78-1

저자 : 김유나

페이지 수 : 144p

발행일 : 2021. 1. 15.


책 소개 :

산소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그 존재를 확신하듯, 감정도 눈에 보이지 않고 막연할 때가 있지만, 분명히 여러 색을 띠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 또한 마음의 눈으로 읽는 장르가 아닐까요? 시를 통해서라면, 우리는 과연 감정의 색채 또한 볼 수 있을까요?

 

<산소의 색을 볼 수 있다면>은 명상과 마음 사랑으로 시작해 사랑, 기쁨, 상실, 슬픔 등의 감정을 탐색하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와 끝을 맺는 시집입니다. 어쩌면 마음의 현상들이 자연을 닮아있다고 책은 이야기하는지도 모릅니다. 특히, 산소와 같이 때론 사소하고 때론 경이롭게 느껴지는 우리 마음의 깊이들 속에서, 가장 솔직하게 감정을 성찰하고 있는 그대로의 색채를 발굴하고자 합니다.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는 시집입니다. 감정들이 무작위적으로 우리를 찾아오듯, 자유롭게 탐색하시기 바랍니다. 편의상 유사한 감정별로 단원을 나누고는 있지만, 긍정적, 부정적의 이분법으로 마음을 나누지 않고, 조금 더 중립적으로 우리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기를 작가는 희망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시가 되어 보고 시가 내가 되어도 보는, 그리고 나아가, 마음의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의 색을 바라보는, 여정을 함께 하기를 기다립니다.


출판사 서평 :

인간의 ‘기억’과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인 김유나.

이번 작품 <산소의 색을 볼 수 있다면>을 통해 그녀는 무척이나 솔직하게 감정을 표출해 냅니다.

특히, 같은 문장이라 해도 어떤 언어를 쓰느냐에 따라 느껴지는 ‘글의 맛’이 다르기에 한글과 영문으로 작품을 표현한 점이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무채색의 산소와 같이 시가 우리 삶에 녹아 인생에 한 편의 시가 우리 삶에 함께하기를 그녀는 바라고 있습니다.

 

저자 소개 : 

김유나

1986년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미국 북동부에서 보냈다.

대학생 시절 귀국해 졸업 후 번역가로 일했다.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 것 중 특히 기억과 감정이 중심에 있다고 믿으며,

글이라는 매체를 통해 마음을 탐구하고자 한다.

많은 시간 글을 쓰며 지내고 있으며, 두 고양이의 집사다.


책 속 내용 : 

Validity (p.78)

 

All your feelings were valid

Even when you turned pallid

 

Vanity in your eyelid

More substantial than solid

 

Your imagination wicked

At least not faked

 

Feel free to be twisted

For the sake of the untainted.

 

 

근거 (p.79)

 

모든 감정엔 근거가 있다

네가 창백한 표정을 할 때조차

 

너의 눈꺼풀 속 허영은 건실하고

무엇보다 진솔하다

 

너의 상상은 짓궂으나

최소 꾸밈은 없다

 

마음껏 꼬여라

때 묻지 않도록.

 

 

A River Whose Name You Won’t Remember (p.112)

 

And one day

You will meet a river

Whose name you cannot remember

 

However,

You will cross that river

in your sleep constantly

 

As you cross it,

You will feel with your fingertips

An unmemorable old man’s

 

Wrinkles that are its ruffles

You will stand in it like a knar

Of a tree owned by a stranger.

 

 

이름 없는 강 (p.113)

 

그러던 어느 날은

이름을 기억할 수 없는

강줄기도 만날 것이다

 

그러나,

그 강을 당신은 늘

꿈결 속에 건널 것이다

 

건너면서 손끝으로

기억할 수 없는

한 노인의 주름살 같은

 

강의 물결을 느낄 것이다

어떤 이가 소유한 나무의

옹이 마냥 그 강 속에 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