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걷던 나의 마음을 만지다

ISBN : 979-11-89129-45-3

저자 : 김수연, 이다혜

페이지 수 : 128 페이지

발행일 : 2019. 11. 11.


출판사 서평 : 

우리는 지금 이순간의 행복 보다는 앞으로의 행복에 더 집중하며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미래의 행복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앞으로도 행복하지 않지 않을까요?

시집 <홀로 걷던 나의 마음을 만지다>는 김수연, 이다혜 시인이 풀어내는 삶과 사랑, 그리고 ‘지금’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바로 ‘내’ 인생.

두 시인과 함께 당신의 인생 속으로 걸어가 보아요.


저자 소개 : 

김수연

2017년 우울증을 진단받고

꾸준히 병원 치료중이다.

‘우울’에 대해 쓰며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고, 자신과 같이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instagram: @_adela_write_

tweeter: @adela_write



이다혜

처음 맞이하는 오늘은 두렵고

지나가버린 어제는 후회스럽다


실수와 망발의 연속과 반복

두 번째 인생을 사는 사람은

과연 없기에


매일 눈앞에 도착하는

지금이라는 택배상자를 뜯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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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내용 : 

죽음 (p.15)


죽음은 그저 먼 이야기인 줄 알았지

매일 죽음에 목말라했었을 때에도


죽는 건 참으로 어려워

가까이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멀리 있었지


그러나 가끔씩

내가 사랑했던 꽃들이 질 때면

생각했네


죽음은 한순간도

나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노라



아기 새 (p.30)


새는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죽는다

그러기에 한 번 펼친 날개는

멈추는 법이 없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도

살려고 발버둥 치는 아기 새도

모두 내가 살아있기에 볼 수 있는 것들


자연의 냄새가 느껴지고

움직이는 소리가 들릴 때

나는 살아있구나 느낀다


포기하지 말자

힘껏 날아오르자


죽지 말자

살자



옆 침대의 남자 (p.85)


모두 같은 옷을 입은 넓지 않은 공간

의식 없이 누워있는 옆 침대의 남자

달리는 지하철에 몸을 던졌다하네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라는 그는

겨우 한쪽다리만을 잃었네


나는 참 반인륜적이게도

죽지 못한 그가 너무나 불쌍해


살아서는 아무것도 뜻대로 되지 않아

허나 죽음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은 그에게

하얗게 밝은 이 곳은 곧 디스토피아


지옥이 있다면 눈을 뜨는 그 순간일까

천국으로 가지 못한 그에게 애도를 표하며



사진 속의 얼굴 (p.104)


한 여자가

무언가를 찾으려 열었던 서랍 속에서

우연히 오래된 사진 몇 장을 마주했다


서툰 사진 솜씨

구겨진 얼굴과 몸뚱아리

못생긴 표정과 망가진 피사체


신기하게도 그 모습이 아름다워 웃었다


프레임 안 담겨있는 그들은

예쁘지도 잘생기지도 않았다


그러나 서로의 눈에 담긴 그들은

그 어떤 것보다 어여쁘고,

그 어떤 순간보다 진실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