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않을 만큼의 그리움

ISBN : 죽지않을 만큼의 그리움

저자 : 최지아, 서정희

페이지 수 : 128 페이지

발행일 : 2019. 11. 11.


출판사 서평 : 

갖고 싶어 할수록 우리에게 오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사람도, 물건도.

그저 시간의 흐름과 자연스러운 감정에 우리를 맡길 뿐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를 돌아보고, 참된 ‘나’를 찾게 된다면 그보다 의미 있는 일이 또 있을까요?

시집 <죽지않을 만큼의 그리움>의 최지아, 서정희 두 시인은 감정의 소모를 기꺼이 밥아 들이며 시어(詩語)로 표현합니다.

두 시인이 들려주는 깊은 감정 속으로 함께 걸어가 보는 건 어떨까요?


저자 소개 : 

최지아

한정된 시간 속에서

머무르기 보다는

흐르는 바람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흘러간 풍경을,

그곳에서 새긴 감정을

한 편의 시(詩)로 남겼다.



서정희

연속되는 하나의 선 위 그 어느 틈,숨을 참아 만든 흰 여백 속에 나의 시선과 마음들을 빼곡히 담아낸다

오롯이 당신에게 진심을 고백하기 위해


책 속 내용 : 

그 강을 건너지 마세요 (p.17)


새하얀 꽃 주변으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눈 감은 꽃 위로

마알근 소나기가 내린다


마르지 않는 소나기가 무색히

꽃은 나비가 되어 날아가고


나비의 날갯짓으로

검은 그림자는 걷혀질까


우지마라

우지마라



어둠을 게운 밤 (p.45)


생각을 먹어

커진 어둠 속에 웅크려

새하얀 종이에

까아만 활자를 게워냅니다


아, 오늘 밤엔 유독

달이 밝습니다




전가 (p.77)


과거에 있었던 상처로 영영

발이 묶여버린 우리는


다가오는 새로운 사람에게

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지려면


나의 상처를 무조건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을

암묵적으로 종용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 풀지 못함에

함께 걷고 싶은 이를 황망히 보내버리고는


미련을 미련스레 내내 붙잡고

뒤척이고 있는 것이


또 이 모든 일이 여전히

반복되는 것을

그 사람 탓으로 돌리고 있지는 않은지



문 앞에 그대에게 (p.93)


문이 닫히고 나서야

다시 들어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았어요


대수롭지 않다고 여겼던 모든 당연함은

영속적으로 감퇴되어

상실된 지 오래죠


늦었어요 정말로,


뜨겁게 타오르다 차라리 재가 되더라도

그때 우리는 서로를

그 자리에 그냥 놔뒀어야 했어요


이제 그만 돌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