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미안한 마음 들기 전에

ISBN : 979-11-89129-40-8

저자 : 김유명

페이지 수 : 122 페이지

발행일 : 2019. 10. 23.


출판사 서평 : 

시인 김유명은 새벽을 노래한다.

시인 김유명은 그 안의 시간을 그려낸다.

시인 김유명은 그려낸 시간에 색을 입힌다.

<꽃에 미안한 마음 들기 전에>는 독자들이 ‘새벽 감성’이 촉촉할 때 읽기 좋은 시집이다.

밤하늘 환하게 빛을 내는 별에 시상(詩想)을 얹은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려 한다.


저자 소개 :

이 책의 저자는 아득한 새벽을 사유하는 사람입니다.

어떤 기억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새벽에 피어나는 서화 曙花가 그러할까요.

혼자 있을 때, 혼자 남겨진 그대의 시간이

환하게 빛을 내며 반짝입니다.

오늘밤

마음껏 떠올린 당신을 한데 모아 줄 세우고 보니, 참 예뻐요.


책 속 내용 :

새벽 유서 p.26


새벽에 자라나는 비문

그것은 아름다운 문장


오늘 밤 달무리가 내게

스며들며 보여준 것은


시리도록 눈부신 황홀함도

휘황찬란한 새벽의 영광도


행복 가득한 순간도 아닌

가장 조용했던 밤의 위로


오늘 밤 떠올리고 사유하는

그대와 나 이 모든 것들은


달무리에 깊숙이 새겨진

유서이자 불멸의 문장이다




자화상 p.59


이른 아침 익숙한 풍경

인적 드문 좁은 골목길


어젯밤 잃어버린 기억

누군가는 내다 버린 추억


깨진 부리로 토사물을

쪼아 먹는 비둘기들이

결코 낯설지 않은 건


그 언젠가의 모든

나였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오늘도

비둘기를 피해 지나간다




위로가 필요한 밤에 p.91


작은 발을 붙잡는

언 땅을 뿌리치고


새벽이 내는 소리로

기어이 성큼 다가와


상처 가득한 삶은

다시 또 살아지더라


거리는 흔들거린다 해도

세상엔 비틀거리지 않는


슬픔을 지나는 아이처럼

가벼워 지나간 청춘처럼


그날의 상흔은

다시 또 사라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