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돌아보지 않고 찬란하게 진다

ISBN : 979-11-89129-95-8

저자 : 배성희, 황의종, 송휘령, 공준식

페이지 수 : 184p

발행일 : 2021. 9. 8.


책 소개 :

계절이 바뀔 때 내리는 비는 고요하다.

낮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시간,

지평선 끝에 물드는 노을은 이 세상의 모든 빛을 담고 있다.

나뭇잎이 떨어지며 뒤를 돌아보지 않는 건

찬란하게 지는 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굴하지 않은 순응은 그래서 눈물겹다.

 

이 시집에 담긴 아름다운 문장들은

단단한 벽에 부딪혔을 때 절망하지 않고 일어서는 법을,

시린 마음을 달래주는 온기를,

하늘을 바라보며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그리고 마침내 다시금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따뜻한 위로와 다독임이다.


출판사 서평 : 

바람이 불어옵니다.

내 마음에도, 당신의 마음에도.

바람과 함께 당신의 마음에 시(詩) 한 편 남기고 싶습니다.

배성희 시인의 작품은 깊은 강물 같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이 녹아있습니다.

시가 나를 찾아올 때면 쉽사리 잠을 청하지 못하는 시인의 밤을 나누고 싶습니다.

황의종 시인은 시린 마음을 달래주는 네모난 파스처럼 작품을 이야기합니다.

촉촉하게 담기는 시인의 마음에 함께 동화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송휘령 시인과 따스한 감성을 나누어 봅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시인의 마음을 담아 묻어두곤 합니다.

포근한 시인의 언어에 마음을 내어줍니다.

공준식 시인에게서 시인의 열정을 꺼내어 봅니다.

부드러운 필체에 담긴 긍정의 언어를 봅니다.

배려의 마음에서 시인의 눈을 느낍니다.

그에게 행복한 마음을 선물로 받아봅니다.

 


저자 소개 : 

배성희

 

시는 오랜 연인과도 같습니다.

뜨겁게 타오르다가 한동안 차갑게 식기도 합니다.

대부분 내가 시를 찾아 나서지만

어쩌다 한 번씩 시가 나를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그런 새벽엔 잠이 오지 않습니다.

내 오랜 사랑의 시간을 누군가 읽고 기억해 주기를 바랍니다.

이따금 꺼내보는 편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황의종

 

봄에 알에서 깬 애벌레는 보름에서 스무날 동안

땅을 온몸으로 기어 다니며 먹고 벗고 그렇게 성장한대요

 

번데기가 되어 따뜻한 바람에 따뜻한 꿈도 꾸고

그렇게 일주일에서 열흘이 지나면

비로소 나비가 되어 하루 이틀을 산다더라고요

 

늦봄에 태어난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까지 대략 한 달

 

사람으로 태어나 구순까지 산다 하더라도

저는 아직 번데기도 되지 못한

 

아기벌레 랍니다

 

좋은 기회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

허물을 하나 더 벗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송휘령

 

문맥과 문맥의 골목길을

천천히 걸어보다가

단어 하나 낱자 하나

가로등처럼 불 밝힌 문장 하나

그리움으로 깊이 빠져든 날

글들의 골목길에 뜬

푸르른 달과 별은 낯설지가 않아

몇 개의 별들과 달을 뚝뚝 따서

세상에서 가장 따스한 요리를

 

가장 예쁜 접시에 담아

그리움으로 마음 시린

당신에게도 한 그릇

 

 

공준식

 

‘나는 나로 인해 세상이 조금이나마 변할 것을 믿는다.’

 

나로 인해 누군가 힘을 얻고

그 사람으로 인해 또 다른 누군가가 힘을 얻고.

 

그렇게 나로 인해 내 주변이라는 작은 사회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

 

긍정적인 작은 사회들이 모여

세상이 조금이나마 변할 수 있지 않을까?

 

나로 인해.

그리고 너로 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