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과 해방 사이

ISBN : 979-11-92134-41-3

저자 : 이다희

페이지 수 : 280p

발행일 : 2023. 5. 19.


책 소개 :

세상이 정한 표준에서 한 번도 벗어난 적 없는 삶.

그곳에서 걸어 나와 오래 기다렸을 진짜 나를 만나러 가는 여정.

 

세상은 사람들에게 무수히 많은 조건을 내건다. 조건을 충실히 따른 사람에게 찬사를 보내고 환호하기에 우리는 매일 조금씩 자신을 찌그러트려 가며 규격에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쓴다.

 

저자는 세상이 내건 조건에 의문 없이 순종해 왔지만 그 끝에는 무색무취의 공허만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다. 찌그러트리고 지우느라 만나지 못했던 진짜 나를 찾아가는 길. 그 여정을 함께한 것은 책이었다. 울퉁불퉁한 모습 그대로 살아도 괜찮다고, 오히려 그것이 진짜 삶이라고 말해주는 책들을 들고 타박타박 길을 나섰다.

 

위태로운 걸음마다 때로는 탄식으로, 때로는 격려로 끌어안아 주는 엄마에게 편지를 쓰면서.

 

이 책은 저자가 나다움을 찾아가며 읽었던 책들에 관한 독서 에세이이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따뜻하게 안아준 엄마에게 건네는 내밀하고 솔직한 서간 에세이이다.

 

나를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에 숨 쉴 수 없는 사람들에게,

투명해질 만큼 지워져서 사라질 것 같은 사람들에게,

저자는 오늘도 조금 더 용감하게 나를 만나러 가보라고 여문 손을 내민다.


출판사 서평 :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남들과 다른 길을 걷는 사람에게 낯선 시선을 보냅니다. 아마도 그 시선 안에는 ‘엉뚱하다’, ‘이상하다’와 결을 같이 하는 단어들이 담겨있을 것입니다.

 

대입, 취업, 결혼, 육아… 사회가 정해 놓은 길을 줄곧 따르던 한 여성이 해방을 향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세상살이에 정답이 없듯, 남들이 가는 그 길만이 정답은 아닐 거라고. 때론 막다른 길목에서야 진짜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고. 그러니 그 누구도 타인의 삶을 재단할 수 없고, 또 그래서는 안 된다고. 해방을 향해 작은 걸음을 뗀 작가의 잔잔하고도 단단한 목소리가 마음에 한 줄기 따스한 빛이 되어 내리쬡니다.

 

‘세모도, 네모도, 동그라미도 마음껏 자기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기를 꿈꾸는 작가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날, 우린 모두 ‘순종과 해방 사이’ 그 어딘가에서 온화한 미소를 짓게 될 것입니다.


저자 소개 : 

이다희

 

착한 아이이자 모범생으로 살다가 스물넷에 교사, 스물아홉에 결혼, 서른에 출산. 세상이 정한 표준에서 단 한 번도 벗어난 적 없는 무색무취의 보통 여자로 살았다. 규격에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매일 안간힘을 쓰다가 결국 숨 쉴 수 없는 답답함을 얻었고, 그때부터 규격의 경계 너머를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매일 약을 먹듯 책을 읽었고, 읽을 때마다 용감해졌다. 지금은 규격에 나를 맞추지 않아도, 생긴 대로 살아도 아무 일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오히려 삶을 깊이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매일 조금씩 더 용감해지고 있는 중이다.

 

instagram. @g_me.lee


책 속 내용 :

희생하는 엄마 역할에서, 인자하고 사려 깊은 장모님 역할에서, 살림 잘 사는 아내 역할에서 훌쩍 뛰어 내려왔으면 좋겠어. 내가 그런 역할들로부터 살짝 내려와 봤더니 너무 좋아. 엄마도 이 좋음을 맛볼 수 있으면 좋겠어. 마음 깊숙한 곳에 들어있는 ‘좋은 자기’를 믿고, 자기 마음 가는 대로 하기. ‘~해야 한다.’ 같이 존재를 옥죄는 말들은 부숴버리기. 엄마도 동참하고 싶다면 언제든 두 팔 벌려 환영이야. 나는 벌써 차근차근 실행 중!

 

「며느리 미션 수행 대신 필요한 것」, 27p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소중한 일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라는 말처 럼, 안정된 삶의 경계를 허무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그 끝에는 나의 성장과 내 세계

의 확장이라는 소중한 일이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이야. 나는 여전히 안정적인 것과 도전적인 것 사이에서 갈등하는 겁쟁이지만 예전처럼 한자리에 머물러 있지만은 않을 거

라는 확신이 들어. ‘안정적으로 사는 게 최고야.’라는 조언에 갇혀 삶을 충분히 맛보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오늘도 아주 조금씩 일상을 다르게 살아보려고 노력 중이야.

 

「다르게 살아보기」, 96p

 

 

엄마! 내가 경계 너머로 크게 발을 옮기려 하는 순간이 오면 절대 걱정 어린 눈으로 쳐다보지 않겠다고 약속해줄래? 그게 무엇이 됐든 ‘그래, 한번 가봐!’라는 눈빛으로 나를 믿어주겠다고 말이야. 걱정보다는 믿음이 더 뜨거운 사랑으로 느껴지니까. 그러면 난 더 성큼성큼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허락받은 세상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지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면서, 오늘 편지는 이만 줄일게.

 

「허락된 세상 너머로」, 14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