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BN : 979-11-92134-43-7
저자 : 권수빈, 임수민, 주정현, 김송이, 이다빈
페이지 수 : 224p
발행일 : 2023. 6. 7.
책 소개 :
마음 살살 간지럽히던 바람과 함께 흔들리는 들꽃
땀방울 또르르 떨어지며 빗방울과 함께 내리는 꽃비
멍울과 방울처럼 우리의 아픔과 위로도
망울로 태어나 피어나고 지나갑니다.
사랑과 사람을 알고 있는 어제와 어제가 계단을 만들고
내일과 내일의 계단 사이에 작은 꽃이 피어납니다.
오늘의 바람을 타고 여기저기 떨어진 꽃잎은 어떤 여행을 했는지
한 잎마다 각각의 색깔과 향기 그리고 기억이 담겨있습니다.
흔들리는 들꽃은 우리를 위한 위로 담긴 꾸벅임이라는 것을
들꽃이 전하는 인사가 오늘을 꾸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제
한 장의 안부를 들꽃들에 전합니다.
출판사 서평 :
시(詩)가 없는 세상은 삭막하기만 합니다.
인간의 감성을 메마르지 않게 붙잡아주는 것, 바로 시와 시인이 아닐까 합니다.
시집 <들꽃은 언제나 안부를 기다렸다>는 다섯 시인 특유의 감성을 담았습니다.
들꽃은 어쩌면 시인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시인의 언어로 우리 사는 세상을 말하고, 그 세상으로부터 안부를 기다리는 시인.
권수빈 시인의 깊은 글이, 임수민 시인의 따스한 글이, 주정현 시인의 세상에 대한 고찰이, 김송이 시인의 순수한 언어가, 그리고 이다빈 시인의 희망의 말이 여러분의 안부를 묻고 여러분으로부터 안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자 소개 :
권수빈
우리는 하루마다 바뀌고
생각은 늘 급히 우리를 따라옵니다.
지나치면 다시 떠올릴 수 없는 것들을
기억하고 간직하기 위해 기록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눈에 보이는 것들보다
훨씬 더 소중하고 사랑스럽거나
훨씬 더 슬프고 고통스럽습니다.
아마도 존재할 나의 미래를 위해
10대의 아름다움과 10대의 초라함을
열아홉의 나를 여기 남겨둡니다.
임수민
살기 좋은 삶은 무엇일까
고민하는 시간은 끝이 없습니다.
미로 같은 삶 속에서
어제는 무엇을 했는지
오늘은 무엇을 하는지
내일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복잡한 세상에서
외로이 아픔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독이는 말과 좋아한다는 말이
곁에 없는 사람들에게
당신, 참 멋지게 살고 있다고
당신,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이 말들을 꼭 해주고 싶습니다.
주정현
인간의 속은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다는 절규가
그 무엇이라도
한없이 인간의 속에 부어줄 수 있다는
환희로 전락하기를 꿈꾸네
이방인이 된 듯하다가도
자연의 신록에 경탄하며
음악과 사람 감상하기 좋아하고
새로운 단어와 고초를 기다리는 사람
사랑이 만연한 사회를 원하고.
김송이
어릴 적 습관처럼 만졌던
베갯잇 귀퉁이처럼
메모장 귀퉁이를 만져봅니다
닳도록 읽어보는 이야기가 되기를 소원하며
차례 없이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을
수시로 기다립니다
어쩌다 남겨진 구름이 흘러와 고양이 모양을
한 채로 다가왔을 땐 루루라는 이름을 줬고
달팽이 모양이었을 때는 디디라는 이름을 줬어요
그렇게 메모장의 이야기는 비처럼 시작됩니다
이름을 가지면 비로써 시작돼요
그러기에
이야기를 가진 구름이 남겨지는 하루를
고대하는 매일매일을 보내요
머릿속에 모든 말들이 이름을 가질 수 있는 날이
오도록.
이다빈
꿈결 같았던 2019년 한여름이 지나고
폭풍우가 다시 몰아치던 그때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진정한 나 자신을 되찾을 때까지 온전한 쉼을 택했습니다.
쉬는 동안 멈춘 것 같았지만, 사실 성장하고 있었음을…
일상에서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들로
담백하게 삶을 빗대어 보고 싶었고,
2019년 이후 현재까지의
심리변화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불안함이 도래해도 내가 끝내지 않는 이상
절대 끝이 아니며 인생은 생각보다 길기에
충분히, 아니, 반드시,
내 인생을 꽃잎으로 가득 채울 수 있습니다.
책 속 내용 :
변화 _ 권수빈
아름다움을 물고 있는 입술이
슬픔을 씹는다
머금은 말이 쓴맛인지 단맛인지 모른 채
끝말만 남긴다
영원을 약속한 심장이
눈물을 태운다
숨겨둔 감정이 슬픈지 아픈지도 모를 만큼
끝 정만 보인다
소중히 아껴둔 말은 뱉지 못한 사랑 되어
마침표를 찍고
소중한 사람은 영원할 거라는
착각이 미워진다
맺지 못한 끝
아린 사랑이 되고
영원을 착각한 끝
아픈 사람이 된다.
아린 끝 _ 임수민
아름다움을 물고 있는 입술이
슬픔을 씹는다
머금은 말이 쓴맛인지 단맛인지 모른 채
끝말만 남긴다
영원을 약속한 심장이
눈물을 태운다
숨겨둔 감정이 슬픈지 아픈지도 모를 만큼
끝 정만 보인다
소중히 아껴둔 말은 뱉지 못한 사랑 되어
마침표를 찍고
소중한 사람은 영원할 거라는
착각이 미워진다
맺지 못한 끝
아린 사랑이 되고
영원을 착각한 끝
아픈 사람이 된다.
눌러 쓴 서신 _ 주정현
너의 집과 너의 미소는
성숙이라 불리는 훼방에서 무결하다
동경하던 네가 나를 불러주면
낯짝에 풍기는 열락 피할 길 없네
난데없이 스미는 만남이 허기를 채우고
허리를 굽히는 그 다락방에서 우리 춤을 췄네
네가 사랑하는 것들과 사랑하는 모습
심히 흥겨워서 내가 사랑하게 되었네
네 존재가 영영 나와 격돌하기를
바라고 바랐지만 왜 그랬을까
무구한 염원이 비열한 속에 짓눌려
숨이 죽을 때까지 난 무엇 했느냐고
눈물과 상흔을 외면한 존재는
매년 한 살과 회한으로는 넘길 수 없도록
눈부신 환영을 얻었네
눈부신 사람을 잃었네
루루의 일기 _ 김송이
어제는 삼색이네 가족을 보았어요
아들 둘 딸 하나
셋이 옹기종기 엄마 꽁무니를
뒤쫓는 게 꽤나 부러웠답니다
나도 쟤네만 한 것 같은데
우리 엄마는 나를 두고 어디 갔나
궁금했어요
여기 주황색 지붕 밑 가족들은
참 친절하게도 생선 머리나
시래깃국 찌꺼기를 말아서
뚝배기 한가득 챙겨줘요
하지만 제가 할아버지 뒤를 따라도
그것보다 작은 손녀딸의 뒤를
따라도 우리는 많이 달라서
어쩐지 쓸쓸한 기분이 들었어요
나도 삼색이네 가족처럼
나와 똑같은 엄마 뒤를 쫓아다니고 싶어요
둥글게 움직이는 엄마 꼬리로 장난치고 싶어요
엄마,
엄마는 어디 갔나요?
여기 마을을 떠나 멀리멀리
갔다면
할아버지가 주는 밥을 못 먹어서
배가 고프다고 해도
엄마를 찾아 떠나고 싶어요
보고 싶은 엄마를
찾아
내 몸과 똑같은 밤하늘 색에
발자국을 꾹꾹 찍어봐요
루루의
일기입니다
혼자인 기분을 오래 느끼게 되면
별을 읽을 수 있어요
엄마도 혹시 별을 읽을 수 있다면
알아봐 주세요
저는 여기 있다고
써놓을게요.
역설법 _ 이다빈
모래를
힘주고 잡으려 하는데
도통 잡히질 않는다
손아귀에 힘을 바짝 줘도
자꾸 옆으로 도망간다
힘을 빼고 잡으려 하니
오히려 잡힌다
손아귀에 힘을 푸니
손에 고이 머물러 있다
ISBN : 979-11-92134-43-7
저자 : 권수빈, 임수민, 주정현, 김송이, 이다빈
페이지 수 : 224p
발행일 : 2023. 6. 7.
책 소개 :
마음 살살 간지럽히던 바람과 함께 흔들리는 들꽃
땀방울 또르르 떨어지며 빗방울과 함께 내리는 꽃비
멍울과 방울처럼 우리의 아픔과 위로도
망울로 태어나 피어나고 지나갑니다.
사랑과 사람을 알고 있는 어제와 어제가 계단을 만들고
내일과 내일의 계단 사이에 작은 꽃이 피어납니다.
오늘의 바람을 타고 여기저기 떨어진 꽃잎은 어떤 여행을 했는지
한 잎마다 각각의 색깔과 향기 그리고 기억이 담겨있습니다.
흔들리는 들꽃은 우리를 위한 위로 담긴 꾸벅임이라는 것을
들꽃이 전하는 인사가 오늘을 꾸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제
한 장의 안부를 들꽃들에 전합니다.
출판사 서평 :
시(詩)가 없는 세상은 삭막하기만 합니다.
인간의 감성을 메마르지 않게 붙잡아주는 것, 바로 시와 시인이 아닐까 합니다.
시집 <들꽃은 언제나 안부를 기다렸다>는 다섯 시인 특유의 감성을 담았습니다.
들꽃은 어쩌면 시인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시인의 언어로 우리 사는 세상을 말하고, 그 세상으로부터 안부를 기다리는 시인.
권수빈 시인의 깊은 글이, 임수민 시인의 따스한 글이, 주정현 시인의 세상에 대한 고찰이, 김송이 시인의 순수한 언어가, 그리고 이다빈 시인의 희망의 말이 여러분의 안부를 묻고 여러분으로부터 안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자 소개 :
권수빈
우리는 하루마다 바뀌고
생각은 늘 급히 우리를 따라옵니다.
지나치면 다시 떠올릴 수 없는 것들을
기억하고 간직하기 위해 기록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눈에 보이는 것들보다
훨씬 더 소중하고 사랑스럽거나
훨씬 더 슬프고 고통스럽습니다.
아마도 존재할 나의 미래를 위해
10대의 아름다움과 10대의 초라함을
열아홉의 나를 여기 남겨둡니다.
임수민
살기 좋은 삶은 무엇일까
고민하는 시간은 끝이 없습니다.
미로 같은 삶 속에서
어제는 무엇을 했는지
오늘은 무엇을 하는지
내일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복잡한 세상에서
외로이 아픔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독이는 말과 좋아한다는 말이
곁에 없는 사람들에게
당신, 참 멋지게 살고 있다고
당신,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이 말들을 꼭 해주고 싶습니다.
주정현
인간의 속은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다는 절규가
그 무엇이라도
한없이 인간의 속에 부어줄 수 있다는
환희로 전락하기를 꿈꾸네
이방인이 된 듯하다가도
자연의 신록에 경탄하며
음악과 사람 감상하기 좋아하고
새로운 단어와 고초를 기다리는 사람
사랑이 만연한 사회를 원하고.
김송이
어릴 적 습관처럼 만졌던
베갯잇 귀퉁이처럼
메모장 귀퉁이를 만져봅니다
닳도록 읽어보는 이야기가 되기를 소원하며
차례 없이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을
수시로 기다립니다
어쩌다 남겨진 구름이 흘러와 고양이 모양을
한 채로 다가왔을 땐 루루라는 이름을 줬고
달팽이 모양이었을 때는 디디라는 이름을 줬어요
그렇게 메모장의 이야기는 비처럼 시작됩니다
이름을 가지면 비로써 시작돼요
그러기에
이야기를 가진 구름이 남겨지는 하루를
고대하는 매일매일을 보내요
머릿속에 모든 말들이 이름을 가질 수 있는 날이
오도록.
이다빈
꿈결 같았던 2019년 한여름이 지나고
폭풍우가 다시 몰아치던 그때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진정한 나 자신을 되찾을 때까지 온전한 쉼을 택했습니다.
쉬는 동안 멈춘 것 같았지만, 사실 성장하고 있었음을…
일상에서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들로
담백하게 삶을 빗대어 보고 싶었고,
2019년 이후 현재까지의
심리변화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불안함이 도래해도 내가 끝내지 않는 이상
절대 끝이 아니며 인생은 생각보다 길기에
충분히, 아니, 반드시,
내 인생을 꽃잎으로 가득 채울 수 있습니다.
책 속 내용 :
변화 _ 권수빈
아름다움을 물고 있는 입술이
슬픔을 씹는다
머금은 말이 쓴맛인지 단맛인지 모른 채
끝말만 남긴다
영원을 약속한 심장이
눈물을 태운다
숨겨둔 감정이 슬픈지 아픈지도 모를 만큼
끝 정만 보인다
소중히 아껴둔 말은 뱉지 못한 사랑 되어
마침표를 찍고
소중한 사람은 영원할 거라는
착각이 미워진다
맺지 못한 끝
아린 사랑이 되고
영원을 착각한 끝
아픈 사람이 된다.
아린 끝 _ 임수민
아름다움을 물고 있는 입술이
슬픔을 씹는다
머금은 말이 쓴맛인지 단맛인지 모른 채
끝말만 남긴다
영원을 약속한 심장이
눈물을 태운다
숨겨둔 감정이 슬픈지 아픈지도 모를 만큼
끝 정만 보인다
소중히 아껴둔 말은 뱉지 못한 사랑 되어
마침표를 찍고
소중한 사람은 영원할 거라는
착각이 미워진다
맺지 못한 끝
아린 사랑이 되고
영원을 착각한 끝
아픈 사람이 된다.
눌러 쓴 서신 _ 주정현
너의 집과 너의 미소는
성숙이라 불리는 훼방에서 무결하다
동경하던 네가 나를 불러주면
낯짝에 풍기는 열락 피할 길 없네
난데없이 스미는 만남이 허기를 채우고
허리를 굽히는 그 다락방에서 우리 춤을 췄네
네가 사랑하는 것들과 사랑하는 모습
심히 흥겨워서 내가 사랑하게 되었네
네 존재가 영영 나와 격돌하기를
바라고 바랐지만 왜 그랬을까
무구한 염원이 비열한 속에 짓눌려
숨이 죽을 때까지 난 무엇 했느냐고
눈물과 상흔을 외면한 존재는
매년 한 살과 회한으로는 넘길 수 없도록
눈부신 환영을 얻었네
눈부신 사람을 잃었네
루루의 일기 _ 김송이
어제는 삼색이네 가족을 보았어요
아들 둘 딸 하나
셋이 옹기종기 엄마 꽁무니를
뒤쫓는 게 꽤나 부러웠답니다
나도 쟤네만 한 것 같은데
우리 엄마는 나를 두고 어디 갔나
궁금했어요
여기 주황색 지붕 밑 가족들은
참 친절하게도 생선 머리나
시래깃국 찌꺼기를 말아서
뚝배기 한가득 챙겨줘요
하지만 제가 할아버지 뒤를 따라도
그것보다 작은 손녀딸의 뒤를
따라도 우리는 많이 달라서
어쩐지 쓸쓸한 기분이 들었어요
나도 삼색이네 가족처럼
나와 똑같은 엄마 뒤를 쫓아다니고 싶어요
둥글게 움직이는 엄마 꼬리로 장난치고 싶어요
엄마,
엄마는 어디 갔나요?
여기 마을을 떠나 멀리멀리
갔다면
할아버지가 주는 밥을 못 먹어서
배가 고프다고 해도
엄마를 찾아 떠나고 싶어요
보고 싶은 엄마를
찾아
내 몸과 똑같은 밤하늘 색에
발자국을 꾹꾹 찍어봐요
루루의
일기입니다
혼자인 기분을 오래 느끼게 되면
별을 읽을 수 있어요
엄마도 혹시 별을 읽을 수 있다면
알아봐 주세요
저는 여기 있다고
써놓을게요.
역설법 _ 이다빈
모래를
힘주고 잡으려 하는데
도통 잡히질 않는다
손아귀에 힘을 바짝 줘도
자꾸 옆으로 도망간다
힘을 빼고 잡으려 하니
오히려 잡힌다
손아귀에 힘을 푸니
손에 고이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