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그래, 괜찮다고

ISBN : 979-11-89129-24-8


저자 : 신민규

페이지 수 : 100 페이지

발행일 : 2019. 3. 14.


출판사 서평 : 

카피라이터를 꿈꾸는 시인 신민규. 그의 첫 번째 시집 <다들 그래, 괜찮다고>는 젊은 청년들의 마음에 주목했다. 그들과 소통하고자 기꺼이 손을 내민다. 오롯이 본인의 삶을 살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위로와 용기의 메시지를 전한다.

시인 신민규는 진지하다. 어설픈 위로를 하지 않는다. 진지함 속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길을 권한다. 그런 이유로 그의 글에는 힘과 따스함이 공존한다.

다들 괜찮다고 하지만 그저 상대를 안심시키고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힘들면 힘들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하자. 시인은 그렇게 말하고 있다.


저자 소개 :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습니다.

틈틈이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글을 쓸 땐 소심한 성격이 장점이 된다고 믿습니다.


책 속 내용 : 

장례식장에서


급작스러운 죽음이었다


도착한 화환들의

숨 고르는 소리 들으며

바쁘게 들어서는 입구


화환이 끝나는 복도 구석에

한 남자가 있다

물 밖에 던져진 물고기처럼

벽에 얼굴을 묻고 끄윽끄윽 울고 있다


죽은 사람이 훌쩍 넘어가버린 벽

산 사람이 그 너머로 던지지 못한

편지 몇 장이 기대어 젖고 있다


사람의 뒷모습은 평평해서

그제서야 적고 싶은 말이 떠오르곤 한다



취준생 여름 나기


더운 여름날

공부하기 편한 반팔 몇 장 사러

들른 옷가게엔


작은 것부터 큰 순서로

정렬된 티셔츠

할인이 몇 번 되어서

가격표가 여러 장 붙어 있다

다음번에는 한 장 더 붙으려나


졸업한 지 몇 개월

뜯어진 달력들은 나에게 붙는다

내년이면 나는 얼마일까

나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구석 할인 매대에는

끝까지 팔리지 못한 옷들이

서로를 부둥켜안고 있다


도서관으로 가는 길

새 옷을 사고

새롭지 않은 풍경을 걷는 길


졸업하고 뭘 하셨습니까

면접관이 공백의 의미를 묻는다면

나는 공백 없는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잘 알기 위해서


도서관 빈자리에 앉는다

이런 날에 의자라도 없으면

주저앉아 버릴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