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SBN : 979-11-92134-36-9
저자 : 박채린, 임민지, 송이림, 한성민, 서유리, 이백호, 박지환, 장지민, 오택준, 왕영진
페이지 수 : 240p
발행일 : 2023. 2. 27.
책 소개 :
[상상이상] : ‘청춘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푸르다.’ KT&G 상상유니브와 도서출판 꿈공장플러스가 함께 진행한 제2회 대학생 문학(시, 에세이) 공모전 ‘상상이상’의 수상작을 모았습니다. 꿈, 사랑, 청춘, 그리고 사람을 주제로 한 이번 공모전은 취업 등으로 고민이 많은 학생에게 글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이 시대를 사는 대학생들의 생각을 함께 나눌 좋은 기회의 장이 되었습니다.
박채린, 임민지, 송이림, 한성민, 서유리. 다섯 명의 에세이 작가와, 이백호, 박지환, 장지민, 오택준, 그리고 왕영진. 다섯 명의 시인. 열 명의 청춘이 그들의 언어로 청춘과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여전히 우리 청춘은 사랑을 이야기하고, 꿈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멋진 그들의 삶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소통이 필요한 시대,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이는 데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출판사 서평 :
‘세대의 이름에 편견을 갖지 마세요.’ 어느 공익광고의 문구입니다. X세대, N세대, Z세대, 그리고 MZ세대. 시대를 나타내는 이 표현에는 개성과 문화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세대 간의 소통 단절과 편견을 갖게 하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다른 이의 이야기에 관심을 두지 않는 시대.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생각이 다를지 모릅니다. 하지만 어느 시대이건 소통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서로 연대하고 사랑하며 꿈을 꾸는 세상. 그들의 하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대학생들의 꿈을 응원하는 기업 KT&G 상상유니브와 도서출판 꿈공장플러스는 대학생의 문학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만났습니다. ‘청춘’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이들과 호흡하고자 했습니다.
이들이 표현하는 언어에서 우리는 다시 청춘을 느끼고, 청춘을 기억하며, 청춘으로 살아갈 힘을 얻었다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
(시 부문)
이백호
매 글을 유서 남기듯 씁니다.
박지환
분노 같은 우울을 참는 사람에게서
조금씩 새어 나오는 지저분한 두려움을
우울 같은 미안을 참는 사람의
유언 같은 미완의 인사를
내가 사랑했대
그래서 우리는 정지된 척을 하는 연기를 해야 해요
장지민
우리는 자기 자신밖에 될 수 없기에
사랑을 한다 믿습니다.
다른 세상을 엿보며, 자신만큼 아끼며,
우리 자신이 아닌 존재가 되고자 하는
헛된 꿈에 애쓰지 않게요.
오택준
더듬거려 하지 못했던 말들
작은 상자 속 말뭉치를 꺼내볼까
분명해지는 이상 속
꿈꾸는 몽상가의 마음을 옮겨볼까
내려가는 기억의 직전
어설픈 감상으로 선명히 덧칠해 볼까
극본 같은 사랑의 순간
재채기 같은 추진력을 잠시 빌려볼까
고민만 하다가 덮어놓기 일상입니다.
왕영진
영화롭고
진실하게
서서히 물드는
감정의 찰나를
기록하고
퇴고하려
(에세이 부문)
박채린
누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누구나와는 조금 다른,
내가 가진 조금 이상한 점이라고 한다면,
어렵게 말하는 습관이다.
사실 짧디짧은 생각을
길고 긴말로 가릴 수 있다는 오만이다.
펜을 잡으면 겸손해지니까,
글은 겸손해지려는 노력이다.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발버둥이다.
나는 고유한 사람으로,
고유하기보다는 사람이기를 바랐던 어린 시절이 있다.
임민지
갈림길이 앞에 놓였다. 이제는 선택을 하고 달려야 되는데, 아무것도 못 하겠다. 어디로 가야 할까? 일단 걷기 시작한다.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는 큰 소원을 가슴에 품고서. 세상아, 나한테 반해라.
송이림
유독 큰 동그란 눈과 끝이 둥그렇게 뭉툭한 작은 손을 가졌습니다. 다리는 짧지만 달리기가 빠르며, 눈이 좋지 않지만, 관찰력이 좋습니다. 짧지만 빠른 다리로 여기저기를 누비며, 둥그렇고 커다란 눈으로 이것저것을 보아냅니다. 이렇게 여러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곳저곳 세상을 관찰해냅니다.
관찰의 산물을 깎은 지 오래돼 끝이 무뎌진 연필과 같은 모양의 짧은 손가락으로, 조그맣고 네모난 키보드를 툭툭 쳐내어 큰 직사각 화면에 옮겨냅니다. 저의 눈과 손 그리고 다리와 같이 동그랗고 짧고 또 길쭉한 모양의 검은 글자들이 흰 화면에 모여 또 다른 모습의 제가 됩니다. 다양한 저와 넘치는 세상을 글에 꾹꾹 담아냅니다.
한성민
과거에 적어둔 그리움 같은 것, 노래한 희망 같은 것은 죄가 되고, 과거의 죄들은 현재의 저를 초라하게 만듭니다. 미래는 뿌연 안개 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게슴츠레 뜨면 보일 것 같지만 여전히 너무 흐릿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나가다 너무 흐릿한 탓에 나아가야 할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과거에는 너무 익숙했던 이름들을 마치 잊은 듯이 바라볼 날에, 저 자신의 존재마저 희미해지려고 하는 순간에, 시간의 풍화를 견딘 과거의 죄들이 다시금 현재의 저를 예리하고 서늘하게 찔러, 잃어버렸던 무엇인가를 미래의 안개 속에서 다시 찾을 수 있게 해줍니다.
앞으로도 저는 망망한 인생의 바다 위에서 몰아치는 세파에 시달리며 넘어지고, 해무에 갈피를 놓쳐 정처 없이 표류하면서도, 초라하지만 소중한 순간의 죄들을 여전하게 적을 것만 같습니다.
바람이 허락한다면,
아주 잠깐이더라도 저의 순간이
당신에게 파도이기보다 윤슬이고 싶습니다.
서유리
글의 힘을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종이의 내음이 이리도 향긋하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아직 깨달을 것이 한참이라는 사실이 저를 들뜨게 합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사랑이라는 카테고리가 가장 기다려집니다.
정말이지 너무도 다양한 사랑의 부피와 농도,
그 모든 걸 느끼고 싶습니다.
사랑에 빠져 허우적대며 낭비하는 시간들이 소중합니다.
완전하지 않았던 순간들이 온전한 지금을 만들어주었고
그런 순간들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삭막함에서 벗어납니다.
책 속 내용 :
좌절 속의 연대
잔열과도 같은 희망
우리는 이토록 버텨
고작 우리가 되겠지만
결국엔, 결국엔
정말 괜찮은 날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흔쾌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_ (이백호 시인의 말)
나는 창문을 열어놓았다
낯선 것이 들어올까 두렵지만
또 그것이 나를 찾고 있는 존재라면
출처를 알 수 없는 슬픔은
왜인지 어제의 내 바람 같아서
오늘도 새로운 커피를 내리고
또 엎지르기를 반복했다
어느 날 문을 열면
서로 끌어안고 있는 우리들
너무나 조용해서
하마터면 내 품속에 무엇이 있는지 말할 뻔했다 _ (박지환 시인의 말)
다감한 날들에
온유한 마음을 전합니다.
기적을 기다린 적 없었으나
감사하게도 다녀간 순간들을 기억합니다.
내일이 빚졌고, 어제가 비춰준 오늘을
소중히 여길게요. 앞으로도.
무엇도 돌이킬 수 없으니
돌아가지 않아도 좋을 만큼 사랑할게요. 앞으로도.
안녕,
이 인사가 무망한(務望) 다짐이 아닌
첫 번째 겨울에 _ (장지민 시인의 말)
노력해도 부르지 못할 사랑들이 참 많습니다.
못 부를 이유야 지구의 사람 수만큼 있겠지만,
그것들 모두 각자의 사랑이고
이것들 역시 저의 사랑입니다. _ (오택준 시인의 말)
보편적인 현명함보다는
특별한 어리석음으로 다듬은
새벽의 메모장
나의 생각들을
글에 슥 묻혀 봅니다. _ (왕영진 시인의 말)
언젠가 내가 저주를 받은 게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다. 영영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는 저주. 사랑은 꼭 영원할 것만 같고, 사랑은 꼭 고귀할 것만 같고, 사랑은 꼭 풍요롭고 따뜻할 것만 같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만들어낸 이상이 나에게 기적처럼 나타나 줄 리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사랑을 마주친 적도 없다고 생각했던 내가 그토록 사랑을 그리던 건, 그 자체로 내가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사랑과 사람, 삶. 그것은 어찌 보면 입을 달싹이는 정도에 따라 겨우 구분되는 발음과도 같은… 그런 것이겠구나. _ (박채린 작가의 말)
선인장. 햇빛이 강하고 물이 없는 척박한 환경에 견디기 위해 수분을 저장하는 형태로 진화한 식물. 잎은 가시의 형태를 띄고 있다. 꽃은 짧지만 화려하게 피워낸다. 할머니 집에 가면 선인장이 즐비해 있었다. 가만히 생각한다. 할머니와 선인장은 참 잘 어울린다. 선인장의 가시로 찔러본 내 피에는 할머니의 피와 같은 것이 흐르고 있는 게 틀림없다. 역시, 피는 못 속인다. _ (임민지 작가의 말)
유독 습했던 2022년 7월의 여름부터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오던 초겨울의 11월까지, 여러 시간과 공간 속, 22살 인간 대학생 송이림의 생각과 감정을 담은 글입니다. 젊음의 시간을 보냈고, 청춘을 만났습니다. 무던히 사랑했고, 역시나 사랑이었습니다. 1랑2는 3과 꼿꼿한 4랑을 담아 보냅니다. Love is A!! _ (송이림 작가의 말)
어떠한 대상을 오래도록 생각하다 보면 가끔 그 대상의 의미가 헷갈리거나, 생소하게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썩 유쾌한 감정이 드는 행위가 아니지만 제게는 필요한 순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순간에는 기존의 알고 있던 대상이 머릿속에서 재구성되어 고착된 생각들이 허물어지고 객관적으로 다시 조목조목 따져, 대상의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게 만들어 줍니다. 그것은 제게 알고 있다고 착각한 것을 부끄럽게 만듭니다. 밀려온 부끄러움도 지나고 나면 새로운 관점이나 감정이 드는데 이런 순간의 총체를 새삼스럽다고 느낍니다. 새삼스러운 순간을 회고하며, 당시에는 알 수 없었던 감정을 깨닫고 선택을 좌우하며 발걸음을 멈춰 세운 수많은 미련으로부터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직시하고, 고뇌하고 나서야 비로소 앞을 향한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던 시간을 담았습니다. _ (한성민 작가의 말)
사랑이 진할수록 당신이 밉고,
묽을수록 당신에게 미안합니다.
부디 당신의 모순된 사랑의 끝은
그렇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아무리 정답이 없는 사랑일지라도
써 내려가다 보면 나만의 해답이 나올 겁니다.
알수록 모르겠고 알수록 새로운 것들의 향연이 나를,
그리고 당신을 기쁘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뜻을 알지 못한 채 뛰어들었고 헤엄치다 보니 알게 된
어리석고도 필요했던 지난날의 이야기입니다.
이기적이고 나밖에 모릅니다.
솔직하기만 한 글 속에 담긴
아주 미세한 울렁임이 당신에게 닿았으면 합니다. _ (서유리 작가의 말)
ISBN : 979-11-92134-36-9
저자 : 박채린, 임민지, 송이림, 한성민, 서유리, 이백호, 박지환, 장지민, 오택준, 왕영진
페이지 수 : 240p
발행일 : 2023. 2. 27.
책 소개 :
[상상이상] : ‘청춘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푸르다.’ KT&G 상상유니브와 도서출판 꿈공장플러스가 함께 진행한 제2회 대학생 문학(시, 에세이) 공모전 ‘상상이상’의 수상작을 모았습니다. 꿈, 사랑, 청춘, 그리고 사람을 주제로 한 이번 공모전은 취업 등으로 고민이 많은 학생에게 글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이 시대를 사는 대학생들의 생각을 함께 나눌 좋은 기회의 장이 되었습니다.
박채린, 임민지, 송이림, 한성민, 서유리. 다섯 명의 에세이 작가와, 이백호, 박지환, 장지민, 오택준, 그리고 왕영진. 다섯 명의 시인. 열 명의 청춘이 그들의 언어로 청춘과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여전히 우리 청춘은 사랑을 이야기하고, 꿈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멋진 그들의 삶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소통이 필요한 시대,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이는 데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출판사 서평 :
‘세대의 이름에 편견을 갖지 마세요.’ 어느 공익광고의 문구입니다. X세대, N세대, Z세대, 그리고 MZ세대. 시대를 나타내는 이 표현에는 개성과 문화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세대 간의 소통 단절과 편견을 갖게 하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다른 이의 이야기에 관심을 두지 않는 시대.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생각이 다를지 모릅니다. 하지만 어느 시대이건 소통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서로 연대하고 사랑하며 꿈을 꾸는 세상. 그들의 하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대학생들의 꿈을 응원하는 기업 KT&G 상상유니브와 도서출판 꿈공장플러스는 대학생의 문학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만났습니다. ‘청춘’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이들과 호흡하고자 했습니다.
이들이 표현하는 언어에서 우리는 다시 청춘을 느끼고, 청춘을 기억하며, 청춘으로 살아갈 힘을 얻었다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
(시 부문)
이백호
매 글을 유서 남기듯 씁니다.
박지환
분노 같은 우울을 참는 사람에게서
조금씩 새어 나오는 지저분한 두려움을
우울 같은 미안을 참는 사람의
유언 같은 미완의 인사를
내가 사랑했대
그래서 우리는 정지된 척을 하는 연기를 해야 해요
장지민
우리는 자기 자신밖에 될 수 없기에
사랑을 한다 믿습니다.
다른 세상을 엿보며, 자신만큼 아끼며,
우리 자신이 아닌 존재가 되고자 하는
헛된 꿈에 애쓰지 않게요.
오택준
더듬거려 하지 못했던 말들
작은 상자 속 말뭉치를 꺼내볼까
분명해지는 이상 속
꿈꾸는 몽상가의 마음을 옮겨볼까
내려가는 기억의 직전
어설픈 감상으로 선명히 덧칠해 볼까
극본 같은 사랑의 순간
재채기 같은 추진력을 잠시 빌려볼까
고민만 하다가 덮어놓기 일상입니다.
왕영진
영화롭고
진실하게
서서히 물드는
감정의 찰나를
기록하고
퇴고하려
(에세이 부문)
박채린
누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누구나와는 조금 다른,
내가 가진 조금 이상한 점이라고 한다면,
어렵게 말하는 습관이다.
사실 짧디짧은 생각을
길고 긴말로 가릴 수 있다는 오만이다.
펜을 잡으면 겸손해지니까,
글은 겸손해지려는 노력이다.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발버둥이다.
나는 고유한 사람으로,
고유하기보다는 사람이기를 바랐던 어린 시절이 있다.
임민지
갈림길이 앞에 놓였다. 이제는 선택을 하고 달려야 되는데, 아무것도 못 하겠다. 어디로 가야 할까? 일단 걷기 시작한다.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는 큰 소원을 가슴에 품고서. 세상아, 나한테 반해라.
송이림
유독 큰 동그란 눈과 끝이 둥그렇게 뭉툭한 작은 손을 가졌습니다. 다리는 짧지만 달리기가 빠르며, 눈이 좋지 않지만, 관찰력이 좋습니다. 짧지만 빠른 다리로 여기저기를 누비며, 둥그렇고 커다란 눈으로 이것저것을 보아냅니다. 이렇게 여러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곳저곳 세상을 관찰해냅니다.
관찰의 산물을 깎은 지 오래돼 끝이 무뎌진 연필과 같은 모양의 짧은 손가락으로, 조그맣고 네모난 키보드를 툭툭 쳐내어 큰 직사각 화면에 옮겨냅니다. 저의 눈과 손 그리고 다리와 같이 동그랗고 짧고 또 길쭉한 모양의 검은 글자들이 흰 화면에 모여 또 다른 모습의 제가 됩니다. 다양한 저와 넘치는 세상을 글에 꾹꾹 담아냅니다.
한성민
과거에 적어둔 그리움 같은 것, 노래한 희망 같은 것은 죄가 되고, 과거의 죄들은 현재의 저를 초라하게 만듭니다. 미래는 뿌연 안개 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게슴츠레 뜨면 보일 것 같지만 여전히 너무 흐릿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나가다 너무 흐릿한 탓에 나아가야 할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과거에는 너무 익숙했던 이름들을 마치 잊은 듯이 바라볼 날에, 저 자신의 존재마저 희미해지려고 하는 순간에, 시간의 풍화를 견딘 과거의 죄들이 다시금 현재의 저를 예리하고 서늘하게 찔러, 잃어버렸던 무엇인가를 미래의 안개 속에서 다시 찾을 수 있게 해줍니다.
앞으로도 저는 망망한 인생의 바다 위에서 몰아치는 세파에 시달리며 넘어지고, 해무에 갈피를 놓쳐 정처 없이 표류하면서도, 초라하지만 소중한 순간의 죄들을 여전하게 적을 것만 같습니다.
바람이 허락한다면,
아주 잠깐이더라도 저의 순간이
당신에게 파도이기보다 윤슬이고 싶습니다.
서유리
글의 힘을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종이의 내음이 이리도 향긋하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아직 깨달을 것이 한참이라는 사실이 저를 들뜨게 합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사랑이라는 카테고리가 가장 기다려집니다.
정말이지 너무도 다양한 사랑의 부피와 농도,
그 모든 걸 느끼고 싶습니다.
사랑에 빠져 허우적대며 낭비하는 시간들이 소중합니다.
완전하지 않았던 순간들이 온전한 지금을 만들어주었고
그런 순간들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삭막함에서 벗어납니다.
책 속 내용 :
좌절 속의 연대
잔열과도 같은 희망
우리는 이토록 버텨
고작 우리가 되겠지만
결국엔, 결국엔
정말 괜찮은 날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흔쾌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_ (이백호 시인의 말)
나는 창문을 열어놓았다
낯선 것이 들어올까 두렵지만
또 그것이 나를 찾고 있는 존재라면
출처를 알 수 없는 슬픔은
왜인지 어제의 내 바람 같아서
오늘도 새로운 커피를 내리고
또 엎지르기를 반복했다
어느 날 문을 열면
서로 끌어안고 있는 우리들
너무나 조용해서
하마터면 내 품속에 무엇이 있는지 말할 뻔했다 _ (박지환 시인의 말)
다감한 날들에
온유한 마음을 전합니다.
기적을 기다린 적 없었으나
감사하게도 다녀간 순간들을 기억합니다.
내일이 빚졌고, 어제가 비춰준 오늘을
소중히 여길게요. 앞으로도.
무엇도 돌이킬 수 없으니
돌아가지 않아도 좋을 만큼 사랑할게요. 앞으로도.
안녕,
이 인사가 무망한(務望) 다짐이 아닌
첫 번째 겨울에 _ (장지민 시인의 말)
노력해도 부르지 못할 사랑들이 참 많습니다.
못 부를 이유야 지구의 사람 수만큼 있겠지만,
그것들 모두 각자의 사랑이고
이것들 역시 저의 사랑입니다. _ (오택준 시인의 말)
보편적인 현명함보다는
특별한 어리석음으로 다듬은
새벽의 메모장
나의 생각들을
글에 슥 묻혀 봅니다. _ (왕영진 시인의 말)
언젠가 내가 저주를 받은 게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다. 영영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는 저주. 사랑은 꼭 영원할 것만 같고, 사랑은 꼭 고귀할 것만 같고, 사랑은 꼭 풍요롭고 따뜻할 것만 같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만들어낸 이상이 나에게 기적처럼 나타나 줄 리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사랑을 마주친 적도 없다고 생각했던 내가 그토록 사랑을 그리던 건, 그 자체로 내가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사랑과 사람, 삶. 그것은 어찌 보면 입을 달싹이는 정도에 따라 겨우 구분되는 발음과도 같은… 그런 것이겠구나. _ (박채린 작가의 말)
선인장. 햇빛이 강하고 물이 없는 척박한 환경에 견디기 위해 수분을 저장하는 형태로 진화한 식물. 잎은 가시의 형태를 띄고 있다. 꽃은 짧지만 화려하게 피워낸다. 할머니 집에 가면 선인장이 즐비해 있었다. 가만히 생각한다. 할머니와 선인장은 참 잘 어울린다. 선인장의 가시로 찔러본 내 피에는 할머니의 피와 같은 것이 흐르고 있는 게 틀림없다. 역시, 피는 못 속인다. _ (임민지 작가의 말)
유독 습했던 2022년 7월의 여름부터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오던 초겨울의 11월까지, 여러 시간과 공간 속, 22살 인간 대학생 송이림의 생각과 감정을 담은 글입니다. 젊음의 시간을 보냈고, 청춘을 만났습니다. 무던히 사랑했고, 역시나 사랑이었습니다. 1랑2는 3과 꼿꼿한 4랑을 담아 보냅니다. Love is A!! _ (송이림 작가의 말)
어떠한 대상을 오래도록 생각하다 보면 가끔 그 대상의 의미가 헷갈리거나, 생소하게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썩 유쾌한 감정이 드는 행위가 아니지만 제게는 필요한 순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순간에는 기존의 알고 있던 대상이 머릿속에서 재구성되어 고착된 생각들이 허물어지고 객관적으로 다시 조목조목 따져, 대상의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게 만들어 줍니다. 그것은 제게 알고 있다고 착각한 것을 부끄럽게 만듭니다. 밀려온 부끄러움도 지나고 나면 새로운 관점이나 감정이 드는데 이런 순간의 총체를 새삼스럽다고 느낍니다. 새삼스러운 순간을 회고하며, 당시에는 알 수 없었던 감정을 깨닫고 선택을 좌우하며 발걸음을 멈춰 세운 수많은 미련으로부터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직시하고, 고뇌하고 나서야 비로소 앞을 향한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던 시간을 담았습니다. _ (한성민 작가의 말)
사랑이 진할수록 당신이 밉고,
묽을수록 당신에게 미안합니다.
부디 당신의 모순된 사랑의 끝은
그렇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아무리 정답이 없는 사랑일지라도
써 내려가다 보면 나만의 해답이 나올 겁니다.
알수록 모르겠고 알수록 새로운 것들의 향연이 나를,
그리고 당신을 기쁘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뜻을 알지 못한 채 뛰어들었고 헤엄치다 보니 알게 된
어리석고도 필요했던 지난날의 이야기입니다.
이기적이고 나밖에 모릅니다.
솔직하기만 한 글 속에 담긴
아주 미세한 울렁임이 당신에게 닿았으면 합니다. _ (서유리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