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한복판에서 영화를 외치다 (2024문학나눔 선정 도서)

ISBN : 979-11-92134-57-4

저자 : 노승원

페이지 수 : 256p

발행일 : 2024. 1. 25.


책 소개 :

영화라는 꿈을 위해 막노동을 시작했다가 막노동을 위해 영화를 고집하는 꼴이 되어버린 한 영화인의 이야기. 작가는 두 세계를 수시로 넘나들며 땀과 펜을 은근한 유머로 뒤섞는 동시에, 단순 관찰과 감상을 뛰어넘은 자기 구원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술과 도박에 중독된 채 자신의 죽음을 믿지 않는 인부들과 배우의 퇴짜에 영혼까지 상실한 만년 감독 지망생의 울분을 따라가다 보면 좌절하면서도 뭔가를 희망하는 그 모습이 당신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 

영화인을 꿈꾸는 한 남자의

공사장 막노동 이야기!

 

영화감독 지망생인 작가는 꿈과 현실 사이의 타협점을 찾기 위해 ‘인력개발 현장’ 일명, 공사장 막노동 현장에 뛰어든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양한 이유로 공사장에 찾은 사람들을 만난다. 사업 실패, 퇴직 등의 이유로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사람들, 잦은 취업 실패로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취업 준비생들, 꿈을 좇기 위해 현실과 타협한 예술인들. 마치 그곳을 내 집처럼 드나드는 수많은 인부들….

어느새 작가는 먼지 수북한 공사장에 한 몸처럼 스며들어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때론 날카로운 시선으로 타인의 모순적인 행동을 꼬집기도 하고, 유머러스한 문장으로 어떤 이의 삶에 친밀감을 더하기도 한다. 또한 연민의 눈으로 상황을 바라보며 함께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한다. 물론, 스스로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공사장 한복판에서 영화를 외치는 자신의 모습을 꽤 오랫동안 날 선 눈으로 직시한다.

 

노승원 작가는 한마디로 이야기꾼이다. 그가 묘사하는 인부들은 책 속에서 다채로운 모습으로 살아 움직인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과도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책 속 인부들의 모습에서 스쳐 지나갔던 수많은 이의 모습이 비치기도 한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 모두 자신만의 서사가 있듯, 공사장 인부들 역시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을,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래서 더욱 그들의 삶을 응원하게 된다.

 

새벽녘, 작업복 가방을 들고 인력개발소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먼지 쌓인 퀴퀴한 곳에서 뜨거운 땀을 흘리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쩐지 마음 한편이 따뜻해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우린 그렇게 각자의 방식으로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저자 소개 : 

노승원

 

1982년 부산 남포동 출생.

시장과 도심 중간지점에서 자라며 뭐든 경계에서 관찰하는 습성을 가지게 되었다.

경성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 후 곧장 상업영화 현장에 뛰어들었다. 다수의 영화를 경험 후 시나리오를 쓰겠답시고 방에 틀어박혔으며 이때부터 생활비를 위해 막노동을 하게 된다.

그 경험에 후추를 조금 친 것이 바로 지금의 책.

여전히 글 작업과 막노동을 병행하고 있으며, 정신과 육체의 경계 그 어딘가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포화 속으로>, <고지전>, <동창생> 등의 영화에 참여하였으며

웹툰 <유니크한 그녀>의 대본을 쓰기도 했다.


책 속 내용 : 

난 가상의 시나리오 즉, 허구의 이야길 쓰는 놈이었다. 하지만 정작 완성된 거라곤 그 허구를 쓰기 위해 시작한 개발에 대한 논픽션이니 삶이란 참 아이러니하다.

만약 내가 개발 대신 구두닦이 일을 했다면 그걸 글로 썼을까? 아, 그건 썼겠지… 그럼 커피숍 알바를 했다면? 그것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누구에게나 삶은 고달픈 법이니까.

어쨌든 난 아직 하고 있다. 개발과 글 어느 것 하나 때놓을 수 없는 나의 일부분이다. 그건 여전히(어쩌면 영원히) 지긋지긋하지만 가끔 날 웃게 만든다. 그렇기에, 힘이 닿는 한 계속해 볼 작정이다.

어쩌면 내가 잠시나마 당신의 거울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뭔가를 느꼈을지도, 아무것도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페이지를 넘기다 조금이라도 낄낄댔다면 나로선 대만족이다.

혹시 개발행 열차에 탑승하고 싶은가? 당장 나에게 연락하라 일등석 티켓을 끊어주겠다.

어쩌면 현장에서 날 만날 수도 있겠지. 아마 난 괜히 어슬렁대며 다가와 말을 걸어댈 것이다. 그리고 무심한 척 질문 하나를 던질 것이다. 아주 오래전 승식이 내게 던졌던, 노가다의 기본에 관한 그 질문 말이다. 제발 조금만 더 참아달라. 그래야 내가 그토록 써먹고 싶었던 다음 한마디를 말할 수 있으니까.

“뭐든 털어내야 새로 지을 수 있거든.”

(작가의 말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