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배틀 (협성문화재단 공모전 선정작)

ISBN : 979-11-92134-58-1

저자 : 주성호, 정인순, 주시현

페이지 수 : 256p

발행일 : 2024. 1. 25.


책 소개 :

‘안 맞다. 안 맞아’를 외치는 흔한 가족의 이야기

 

대한민국 평범한 아빠, 엄마, 초등학생 아들이 다양한 주제들로 각자 관점에서 쓴 글이다. 꼰대이기를 거부하는 아빠와 엄마의 하소연과 외침에 초등 아들은 무덤덤하고 시니컬하게 반응한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갈등이 가감 없이 기록되어 있다. 가족끼리 작은 계기로 서로를 오해할 수 있으며, 글을 통해 다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글쓰기를 가족 소통의 한 가지 방법으로 추천한다.

 


출판사 서평 : 

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가족 글쓰기 배틀!

 

『패밀리 배틀』의 저자 3인은 가족 간 소통의 방법으로 ‘글쓰기’를 선택했다.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글로 표현하는 것. 그 방법은 이러하다. 가족 구성원은 가정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에 집중한 뒤, 그 안에서 글의 주제를 찾는다. 그리곤 아빠, 엄마, 아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적는다. 그 후 서로의 글을 읽으며 개개인의 생각을 다정하게 탐닉하고 인정한다. 이때 중요한 요인은 글 안에서는 어른도, 아이도 모두 평등하다는 것이다. ‘아빠’, ‘엄마’, ‘아이’라는 가족 안의 역할에서 잠시 벗어나 그저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책 속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의 편에 서서 그의 주장을 열혈이 지지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다들 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기도 한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어느 가족 구성원의 이야기에는 마음 한편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강력한 매력은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고, 글로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품게 한다는 것이다.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속내를 내비치기 어려운 관계가 바로 ‘가족’이다. 작은 불만이 큰 화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하고 싶은 말을 쉬이 전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면, 혹여 지나치게 걱정할까 봐 삶의 고난을 홀로 삭히고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하얀 종이 위를 링처럼 누비며 글로 사투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유쾌하고 통쾌한 가족 글쓰기의 맛을 느껴보길 바라는 바이다.



저자 소개 : 

주성호

흔한 40대 중반 가장. 20년 넘게 조선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구조 조정에서 겨우 살아남았고 승진 누락 속에서도 꾸역꾸역 회사 생활을 이어간다. 이러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글을 쓴다. 글쓰기를 통해 소소한 재미를 느끼며 행복한 삶에 대해 고민 중이다. <나는 자연인이다>를 즐겨 보며 귀농을 꿈꾼다.

 

정인순

흔한 40대 중반 주부. 경력 단절 여성으로 사회로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프리랜서 영어 강사로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고 노인 복지관에서 영어 회화를 가르친다. 기록의 힘을 믿고 기억하는 사람으로 살기 위해 글을 쓴다.

 

주시현

흔한 10대 초등학생. 공부를 가장 싫어한다. 좋아하는 순서를 따지면 가족, 친구, 게임 그리고 책이다. 특히 만화책을 좋아한다. 판타지 소설도 좋아해 책을 읽다가 가끔 영감이 떠올라 소설을 쓰기도 한다. 아쉽게도 아직 완성된 소설은 없다.



책 속 내용 : 

# 공부

아빠 이야기 pg 18. 곧 중학생이 될 아들을 본다. 아들의 항변은 아직 완벽히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전달하는 모습을 보면 부쩍 성장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부분은 틀렸지만, 또 어떤 부분은 맞는 것이라고 박수 쳐 주고 싶은 모호한 상황에 빠진다.

 

엄마 이야기 pg 21. 그렇다. 나는 불안하다. 빨간펜으로 그어진 틀린 문제를 보고 있으면 별 볼 일 없이 그저 그런 성인이 되어 버린 아이의 미래가 그려진다. 참 이중적이다. 말로는 아이의 행복을 바란다고 하면서 결국에는 사회적 성공을 바라나 보다.

 

아들 이야기 pg24. 그래서 나는 내가 자주 읽는 책인 《윔피키드》의 주인공 그레그의 아이 키우는 방법에 대한 의견에 동의한다. 그레그는 나중에 아이를 키우면 아이가 건널목을 안전하게 건너고,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 원하는 음식을 사 먹을 수 있을 때 그 아이를 바깥세상으로 내보낼 거라고 한다. 솔직히 실생활에 아무 도움도 안 되는 걸 왜 공부할까? 엄마는 문제집을 채점할 때마다 많이 틀렸다고 나를 구박한다. 어른들은 공부할 때 안 틀렸나? 나는 엄마가 문제를 틀렸다고 잔소리할 때마다 생각한다. ‘내가 어른이 되어서 애를 키우면 절대 안 저래야지.’ 나는 이 말을 두고두고 기억하고 실천할 것이다.

 

 

# 명절

엄마 이야기 pg 106. 명절 연휴 뒤, 산책하며 아이에게 물었다. “너는 명절이 어때?” 아이는 명절은 즐겁고 기대되는 날이라고 했다. 맛있는 것도 먹고 용돈도 받고 사촌 동생들을 만나고 무제한으로 게임도 할 수 있고. 그래. 누구든 즐거우면 됐다. 어쨌든 명절은 끝났다. 나는 엄마와 시어머니가 싸준 명절 음식들을 차곡차곡 냉장고에 처박으며 다시는 열지 않을 것처럼 문을 쾅 닫아버렸다.

 

아빠 이야기 pg 110.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명절이 기다려진다. 집안의 모든 그릇과 수저들을 가져와서 식탁에 옹기종기 붙어 앉아 식사를 한다. 북적북적 웃음을 버무리고 사랑을 튀겨서 나눠 먹는다. 식구(食口)인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명절은 더욱 애태우게 즐겁다.

 

아들 이야기 pg 112. 나는 명절이 좋다. 그렇지만 이런 의문이 들기도 한다. 과연 이 명절을 기념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까? 그들은 가족을 만나지 않을까? 이 시간에 무얼 할까? 그리고 가족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명절을 보내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