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에는 늘 네가 한 조각 있고

ISBN : 979-11-89129-06-4

저자 : 윤애경, 공유진, 곽동규, 한가온, 양영지, 최지아

페이지 수 : 263

발행일 : 2018. 7. 17.


출판사 서평 : 

누군가를 그리워해 본 적이 있나요? 가슴이 뻥 뚫리고 눈물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리워한다는 감정은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축복입니다. 애틋하다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어요. 감정이 갈수록 메말라 가는 요즈음입니다. 지금, 서랍 깊은 곳에 모셔두었던 사진첩을 한번 꺼내어 봐요.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그때 그 기억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는 건 어떨까요? 누군가의 마음속에 내가, 내 마음속에 누군가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살포시 미소 지을 수 있으니까요. 당신의 마음속에는 누가 자리 잡고 있나요?


저자 소개 : 

윤애경

온 몸이 불덩이 같은 컴퓨터와 씨름하며 시름시름 앓던 꽉 막힌 벌집 속에서 반항하듯 떨어져 나와 서성이며 보냈다. 얼마 전 급작스레 마음은 전이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빠진 후 여태 헤어나지 못한 채로 조각난 글들을 쏟아내며 휘청이는 갈대처럼 소란스런 갈대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공유진

글을 쓰고 그림책을 좋아하며 틈틈이 강의를 하는 공유진입니다. 비가 오는 날이 유난히 좋고 남들의 사소한 이야기를 무심코 듣는 것도 어느 날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너무 좋아하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너, 그리고 나입니다. 지난날의 흔적들을 모아 누군가와 공감하고 그때의 나와 같은 위로가 필요한 분들과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맘으로 조심스럽게 글로 다가가 보려 합니다.

곽동규

내가 남긴 흔적이 '나' 라고 생각합니다. 내 시선이 머문 것이 '시' 라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이 머문 것이 '글' 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은 아닐지라도 '진심' 을 적습니다. 또 '나' 를 남기기 위해 '책' 을 씁니다.

한가온

북적거리는 것들에 대하여 낯을 가려 전하지 못한 그늘진 말들을 매일 일기에 적습니다. 지나가는 것, 사라지는 것, 낡아가는 것들에 대하여 깊은 연민을 느끼기에 이것들을 글 속에 담아 오랫동안 감정을 공유하기 위해 글을 적습니다. 이십 대의 남은 젊음을 다 팔기 위하여 이렇게 책을 출간을 하려 합니다. 글과 닮아 있을 뿐 글처럼 살지만은 못하고 있는 의정부 글쓴이 한가온 입니다.

양영지

안녕하세요. 글을 읽고 쓰고 말하는 걸 좋아하는 평범하지 않은 대학생이에요. 다사다난한 삶을 살았지만 또 여러분과 비슷한 궤도를 걷는 그런 사람이랍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어요. 저와 함께 해요.

최지아

우리는 여러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많은 감정들을 품은 채 오늘도 살아내고 있습니다. 찰나의 감정을 기억해 글로 표현하고자 했으며 이러한 제 글들이 많은 분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길 희망합니다.


책 속 내용 : 

아버지 _ p.52

폭풍의 전야

반듯하게 까맣지도 않고

성급하게 내려오는 빗줄기를

몰아치는 성난 바람을 닮은

혹은 가득 담은 시간들의 향연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도

그러고 싶지도 않은 날들 속에서

그 시간의 여유에 슥슥 베이는

날들의 덧셈이다

빗소리와 그 바람에 많은 것들이 묻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날들이

시간의 여유에 맞추어 일하는 태양과 달의 무심이

켜켜이 쌓여가는 날들의 기록이 되어간다

토해내는 기침이 되기를

슥슥 베는 가시의 탈출을

비와 바람의 모난 성미가 진정되기를

이렇게 간절히 바란 적이 있었던가

그 시간의 도착을

이렇게 간절히 바란 적이 있었던가

아름드리 느티나무 위에

벼락이 그치고

성난 바람이 느티나무에게 가하는

모진 매질이 멈추고

군데군데 떨어져 나간 살덩이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군데군데 구멍 난 살결이

더 이상 커지지 않기를

태어나 처음인

진실 된 간절함으로 기도한다


여유 _ p. 70

천천히 걸으렴.

그래야 지나가는 동안

볼 수 있는 게 많단다.

숨 고르고 편하게 보렴.

차츰 평온해지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

네겐 꼭 보여줄게


달의 사랑 _ p. 115

어두운 밤을 밝히기엔

달빛은 은은하며 적막하다

행여 구름에 가릴 적엔

말 한마디 거닐지 못하고 둘의 시간은 끝이 난다

일출이 시작돼 밤이 볼을 붉힐 때

멀어져 가는 자신이 얼마나 애처로웠을 고

멋지게 빛나는 햇빛보다 고요한 달빛이 있기에

자신이 밤일 수 있다는 걸

밤은 알고 있을까


한사람 _ p. 157

잠깐 닿았어도 깊게 번져가는 사람

가득 채웠지만 순간 쏟아지는 사람

날 삼킨 사람, 그리고 내뱉은 사람

나의 긴 여행 끝에 마중 나와 준 사람

그리고 다시 반환점이 되어주는 사람

잊어야 하는 사람

잊혀지지 않은 사람


이별한 나 1 _ p.209

몇 번이고 망설였다

너와 헤어지기 전까지

지금은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내가 힘들어하는 걸

더 이상 내가 두고 볼 수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존심을 왜 세우냐던 너는 온데간데없고,

고집 세고 자존심 센 네가 남았다

너도 나도 차가웠고

서로에게 잘못을 떠넘기고 있었다

이렇게 또 한 번 사랑이 지나갔다


각자의 방식 _ p. 226

모든 이들에게 쉬운 길이란 없다

다들 각자의 어려움을 짊어지고

웃으며, 인상을 쓰며 혹은 눈물을 머금으며

각자의 방식대로 걸어가고 있을 뿐이다

오늘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

겨우 한 발짝 떼고 있을 이가

다른 이들과 함께 걸으며 서로의 위로가 되기를